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엔비디아와 오픈AI가 지난해 1,000억 달러(약 133조원) 규모로 구상했던 장기 공급·투자 '메가딜'을 사실상 접고, 보다 현실적인 300억 달러(약 43조 4,910억 원) 지분 투자와 초대형 자금 조달 라운드로 방향을 선회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약 3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말에도 딜이 마무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지난해 양사가 발표한 총 1,000억 달러 규모의 장기 투자·공급 협력 구상을 대체하는 성격으로, 오픈AI의 신규 대규모 자금 조달 라운드의 일부로 진행된다.
엔비디아의 300억 달러는 1,0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펀딩 라운드의 일부로, 신규 자금을 제외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7,300억 달러(약 1057조 8000억 원)로 평가될 전망이다.
오픈AI는 새로 조달한 자본의 상당 부분을 다시 엔비디아 GPU와 관련 하드웨어 구매에 투입할 예정이지만, 양측은 지난해 9월 발표했던 1,000억달러 규모 다년간 투자 파트너십은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의향서(LOI)' 형태로 공개된 이 계약은 수년에 걸쳐 엔비디아가 매년 100억달러씩 10차례 투자하고, 오픈AI는 최대 10기가와트(GW)에 달하는 신규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하기 위해 수백만 개의 엔비디아 AI 칩을 사들이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해당 계획은 양해각서(MOU) 수준에 머문 채 정식 계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공급자와 고객, 투자자가 서로 얽힌 복잡한 구조가 시장 일각에서 '순환적 투자'라는 우려를 낳았고, 올해 들어 기술주 조정과 함께 AI 산업 건전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보다 단순한 지분 투자 방식으로 방향이 틀어졌다는 분석이다.
새 구조에서는 엔비디아가 오픈AI 지분을 확보하는 대신, 오픈AI가 확보한 자금을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투입하면서 결과적으로 엔비디아 칩 수요가 늘어나는 보다 직선적인 협력 관계가 형성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상징적 메가딜에서 실제 집행 가능한 투자로의 전환"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픈AI는 이번 라운드를 통해 엔비디아 외에도 소프트뱅크, 아마존, 아부다비 국부펀드 MGX,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초대형 자금을 끌어올 계획이다.
소프트뱅크는 추가로 최대 300억 달러 투자 방안을 논의 중이며, 아마존은 오픈AI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서비스에 활용하는 폭넓은 제휴와 연계해 최대 500억 달러(약 72조 4,850억 원) 투자 가능성이 거론된다. MGX와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수십억달러 규모 참여가 예상된다.
회사 측은 투자자들에게 향후 2030년까지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확보하는 컴퓨팅 자원을 포함해 총 6,000억 달러(약 869조 8,200억 원) 가량을 인프라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는 거대 언어모델 경쟁에서 '최고의 방어 수단'은 압도적인 컴퓨팅 자원이라고 보고, 전력과 데이터센터 용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한편 이러한 계약 조정 과정에서 양사 관계가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양사 경영진은 관계 악화설은 부인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X(옛 트위터)에 "엔비디아와 일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며, 그들은 세계 최고의 AI 칩을 만든다. 우리는 오랫동안 거대한 고객으로 남고 싶다"고 밝혔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CNBC 인터뷰에서 "논란이 있다는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말"이라며 "우리는 오픈AI와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화답한 바 있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