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공공기관 형평성, 해결 쉽지 않다"…노조 "원칙적 입장"
13일에도 출근 못하면 사실상 최장기 출근 저지 기업은행장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이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로 21일째 본점 출근에 실패하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총액인건비제를 둘러싼 임금 보전 문제에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서 역대 최장 기간 출근 저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 은행장은 지난달 23일과 이달 10일 서울 을지로 본점으로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금융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해법은 도출되지 않은 상황이다.

갈등의 핵심은 정부의 총액인건비제다. 총액인건비제는 공공기관이 정부가 정한 인건비 총액 한도 내에서 급여를 집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기업은행은 코로나19 확산 당시 정책금융 확대 과정에서 초과근무가 크게 늘었지만, 총액 한도에 묶여 시간외수당을 충분히 지급하지 못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코로나19 대출 지원 당시 오전 7시에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일이 장기간 지속됐다"며 "시간외수당이 휴가로 대체됐지만 현실적으로 사용이 어려워 사실상 임금 체불 상태"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예외 적용이나 보전 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출근 저지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장 은행장은 금융위원회와 총액인건비제 관련 실무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한도 초과 수당에 대한 예외 인정이나 미지급 수당의 분할 지급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는 "분할 지급은 수용할 수 없다"며 전액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총액인건비제는 재정당국과의 협의 사항으로 금융위 단독 결정 사안이 아니다"라며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에서 최장기간 출근 저지를 당한 사례는 2020년 윤종원 전 행장이 기록한 27일이다. 장 은행장의 출근 저지가 계속될 경우 해당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노조는 "기록 경신 여부가 아니라 원칙적인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미지급 시간외수당 규모는 약 780억원에 달한다. 노조는 기업은행의 초과근무 규모가 다른 공공기관보다 현저히 크다는 점을 들어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 금융기관의 역할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정책금융 집행과 조직 운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총액인건비 문제를 단순한 노사 갈등이 아닌 공공기관 운영 체계 전반의 구조적 과제로 보고 있어 단기간 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업은행과 정부가 어떤 해법을 마련할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