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지난해 항공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은 미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국가대표 막심 나우모프가 부모와 함께한 사진을 품에 안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무대에 올랐다.
나우모프는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7.77점, 예술점수(PCS) 37.88점을 더해 총점 85.65점을 기록했다.

연기를 마친 나우모프는 짧게 고개를 끄덕인 뒤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봤다. 이어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 앉아 점수를 기다리는 동안,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조심스럽게 꺼내 들었다.
나우모프는 지난해 1월 30일 미국 수도 워싱턴DC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리콥터 충돌 사고로 부모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여객기에는 미국 피겨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한 훈련 캠프를 마치고 귀국하던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나우모프의 부모인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도 포함돼 있었다.
슈슈코바-나우모프 부부는 1994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지도자로 변신해 미국 피겨계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인물들이다. 아들의 가장 큰 버팀목이자 멘토였던 두 사람을 동시에 잃은 상실감은 쉽게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나우모프는 올림픽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깊은 슬픔 속에서도 훈련을 이어간 그는 지난해 11월 열린 미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3위에 오르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부모의 사진을 품고 생애 첫 올림픽 연기를 마친 나우모프는 "은반 위에서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부모님의 응원이 느껴졌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이어 "마지막 연기를 마쳤을 때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저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가 방금 해냈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또한 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꺼내 든 사진에 대해 "내가 세 살 때 처음으로 스케이트를 신고 은반에 섰을 때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이라며 "이 사진은 심장 바로 위에 오는 크로스백 안에 늘 넣고 다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항상 내 가슴 속에 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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