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세대 채무 변제하려 '고액알바' 유혹에 범죄 가담
경찰 "점조직 유통망 및 해외 판매총책 끝까지 추적할 것"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동남아시아에서 대량의 마약류를 밀반입해 주택가에서 직접 제조하고 전국에 유통해온 점조직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보안성이 강한 텔레그램과 비트코인을 이용해 수사망을 피해왔으나 끈질긴 잠복수사와 세관 공조 앞에 꼬리가 밟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마약류를 밀반입·제조·유통한 피의자 등 총 122명을 검거하고, 이 중 47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서울 및 수도권 야산 등에 은닉된 필로폰 11.5kg(38만 3000명분), 합성대마 23.5kg(3만 3000명분), 케타민 8kg 등 시가 376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또한 불법 수익금 4억 5000만 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하고 현금 1억 3000만 원을 압수하는 등 마약류의 국내 확산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이번에 적발된 일당은 해외 총책의 지시에 따라 역할을 분담한 점조직 형태였다. 밀반입책들은 베트남·필리핀 등지에서 국제우편이나 공항 입국 시 직접 몸에 숨겨 마약을 들여왔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도심 주택가에서의 직접 제조 행위다. 제조책 F씨는 액상대마를 시액과 혼합해 양을 늘렸고, 고교 친구 사이인 G씨와 H씨는 대학가 인근 빌라에서 수동 타정기를 이용해 엑스터시(MDMA)를 직접 찍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재배책 I씨는 주택가 내부에서 대마와 환각 버섯을 직접 길러 판매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유통과 운반을 맡은 이들 대부분은 20대에서 40대 초반의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20대는 사이버 도박 채무를, 30~40대는 사업 실패나 대출금을 갚기 위해 인터넷에서 '고액 아르바이트'를 검색하다 마약 범죄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10대 미성년자가 지인들을 끌어들여 마약을 유통하다 검거된 사례도 있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야산에 마약을 숨기고 이동 시 옷을 수시로 갈아입었으며 대중교통을 여러 번 환승하고 일정한 거주지 없이 숙박업소를 전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수사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점조직 유통망에 대한 수사를 지속하는 한편, 국제 공조를 통해 해외에 거주 중인 판매 총책을 특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신설된 가상자산 전담팀을 통해 마약 거래 대금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며 "국내 판매책과 매수자는 물론, 불법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끝까지 추적해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1141worl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