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 비중 상승, 로봇·헬스케어 주목
스타트업 부스 증가, 시장 변화 촉발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내년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은 단순한 가전 쇼를 넘어 글로벌 산업 지형의 구조적 전환을 알리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뉴스핌이 2024~2026년 CES 참가 기업을 심층 분석한 결과, 내년 행사의 핵심 키워드는 '실물 인프라로의 AI 전이'와 '퀀텀 컴퓨팅 인프라의 부상'으로 요약된다.
◆ AI, '선택' 아닌 '인프라'로... 로봇·헬스케어 비중 역대 최고치 예고
내년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인공지능(AI)의 화려한 복귀와 내실화다. 올해 AI 인프라와 에너지 전환 이슈에 집중하며 5.0%로 잠시 주춤했던 AI 관련 기업 비중은 내년 10.5%까지 치솟으며 최근 3년 내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제 AI는 독립적인 기술 트랙이 아니라, 모든 산업 섹터에 스며든 '공통 모듈'로 자리 잡았다.

로보틱스 분야의 성장세가 매섭다. 올해(2.4%)와 비교해 전시 비중이 약 2.6배 급증한 6.3%를 기록한 로봇 산업은 이제 연구실을 벗어나 물류, 제조, 건설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실물 자동화'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디지털 헬스케어 역시 고령화 시대의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며 8.8%의 비중을 차지, AI와 결합한 고도화된 진단 및 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혁신의 심장은 스타트업으로"… 전시장 지도의 대격변
기업들의 부스 배치에서도 전략적 변화가 포착된다. 전통적으로 대형 가전 브랜드들이 장악했던 사우스홀의 비중이 올해 27.8%에서 내년 18.2%로 크게 줄어드는 반면, 혁신 스타트업의 요람인 베네시안과 유레카 파크의 합산 비중은 전체의 50%를 넘어선다.
대형 가전 브랜드의 메인 부스는 센트럴홀에 두지만, 스마트홈 부품이나 주변기기 관련 전시는 사우스홀을 활용해 온 상황이었다.
이는 기술 성숙도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거대 기업의 플래그십 제품보다는 특정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의 '버티컬 솔루션'이 시장의 더 큰 관심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로봇과 모빌리티 기업들이 대거 이동 배치된 노스홀과 웨스트홀은 이제 기술 데모를 넘어 양산 능력과 B2B 파트너십을 증명하는 전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 CES 2026을 관통할 5대 메가 테마
AI의 재정의가 먼저 손꼽힌다. 이제 시장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 대신 "비용을 얼마나 줄여주는가(ROI)"를 묻는다. 생성형 AI는 단순 챗봇을 벗어나 업무 흐름을 완수하는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으며, 데이터 주권을 강조하는 온디바이스 AI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어 퀀텀 컴퓨팅 시대의 서막이다. AI 모델 거대화에 따른 전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퀀텀 및 저전력 컴퓨팅 언급 기업 수가 올해 대비 내년 2배 이상 폭증한다. 이는 미래를 대비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옵션 가치' 투자가 본격화되었음을 시사한다.

또 모빌리티의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이 눈에 띈다. 차량은 이동 수단을 넘어 '달리는 컴퓨팅 디바이스'로 평가받는다. 완성차 제조 역량보다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AI 기반 UX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며 내년 전시 비중도 8.8%로 회복세에 접어들 전망이다.
디지털 헬스의 제도권 진입도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 측정을 넘어 병원 시스템과 보험 데이터가 연동되는 B2B2C 플랫폼이 주류를 이룬다. 노인 돌봄과 만성질환 관리에 특화된 'AI 개입 루프' 기술이 최근 3년 중 가장 높은 비중(8.8%)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 AI 인프라가 초래한 전력 소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전력 최적화와 수소, 소형 원전(SMR) 기술이 반도체 및 클라우드 산업과 운명공동체로 묶인다. 관련 비중 역시 내년 6.2%로 반등한다.
CES 2026은 AI와 퀀텀, 에너지, 모빌리티가 하나의 레이어로 연결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기술적 화려함에 매몰되기보다 'AI + X'라는 공식 아래 어떤 도메인과 결합해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향후 5~10년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기대된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