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화폐 가치 폭락과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 발생, 이란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현지 시간 29일 보도했다.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은 테헤란 시장 근처 중심 상가에서 벌어진 시위 영상을 보여주었다. 시위대는 "자유(azadi)"를 외쳤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진압장비를 갖춘 보안군이 최류탄을 발사하며 시위대와 충돌했다.
29일 오후 시위는 이란 전역으로 확산됐다. 시장 근처의 상인들도 시위에 가세한 가운데 서부 테헤란 야프타브드 지역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의 케슘 섬에서는 "독재자에 죽음을"이라고 외치는 시위대가 밤 거리로 나섰고 자동차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며 지지했다.
시위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각지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시위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특히 이란 정부의 반대자 탄압과 핵심 인사 체포, 40년만에 단행된 사형 집행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WSJ는 6월 이스라엘과 전쟁에서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정보기관은 이스라엘 첩보원의 침투를 막지 못한 무능력이 그대로 드러났댜고 분석하고 엄격한 도덕적 의무를 강요하고 경제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는 정부에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란의 리알화 가치는 이스라엘과 6월 전쟁 이후 60% 폭락했다. 리알은 29일 달러 당 144만5000리알에 거래돼 그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설상가상 식수난과 전력 부족까지 더해져 생활고는 한층 깊어졌다.
이란 정부는 이달 들어 휘발유 가격 인상을 단행했는데 의회에서는 지난 2019년 시위를 상기시키며 경고음을 냈다. 당시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해지면서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 문제 전문가인 무스타파 파사드는 식품가격 상승과 정치적 억압이 가중되면서 가장 낙관적이던 방관 계층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 국영통신(IRNA)은 이날 시위대가 이란의 통화가치 하락에 항의하며 상인들에게도 영업 중단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탄도미사일 개발을 강행하면 군사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베나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후 이란이 미사일을 계속 만든다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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