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교자 7배 급증, 임관 인원 역대 최소…'삼중 악순환' 고착화
"병사보다 처우 뒤처져"…국방부, 장교직 매력 회복책 시급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최근 5년간 각 군 사관학교 전반에서 모집 경쟁률은 떨어지고 자발적 퇴교자는 급증하는 이중 위기 현상이 동시에 뚜렷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임관 인원 역시 감소세로 돌아서며, 장교 양성의 핵심 축인 사관학교 체계 전반에 구조적 이상 신호가 켜졌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사관학교 임관 기수별 모집 경쟁률 및 임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육·해·공군 및 육군3사관학교의 신입 생도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하거나 정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2021년 임관한 제77기부터 2024년 임관 제80기까지는 경쟁률이 30~40대 1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해 임관한 제81기는 26.2대 1로 크게 내려앉았다.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역시 경쟁률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 정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위축된 것이다. 특히 공군사관학교는 지난해 제72기 48.7대 1에서 올해 제73기 22.9대 1로 급감, 불과 1년 만에 경쟁률이 반 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육군3사관학교도 예외가 아니다. 매년 4~6대 1 수준을 유지해온 경쟁률이 올해 임관한 제60기에서는 3.6대 1까지 떨어졌고, 내년 초 입학 예정인 제63기 모집은 1.3대 1 수준에 불과, 개교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원자 감소세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사관학교가 더 이상 최상위 인재층의 '선호 진로'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군 안팎에서 제기된다.

문제는 경쟁률 하락 속에서도 입교 후 자발적으로 퇴교하는 생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육사 제77기(2021년 임관)에서는 자퇴 인원이 11명에 불과했지만, 올해 임관한 제81기에서는 77명으로 7배 넘게 늘어났다. 그 결과 육사 임관 인원은 같은 기간 266명 → 225명으로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즉, ▲지원자 수 감소 ▲선발생도의 중도 탈락 ▲최종 임관 인원 축소가 서로 맞물린 '삼중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유용원 의원은 이런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 초급·중견 간부의 상대적 박탈감을 지목했다. 그는 "병사 처우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장교는 업무 강도와 책임에 비해 보상이 따르지 않는다"며 "이제는 오히려 임관과 동시에 삶의 질이 역전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교라는 직업의 사회적 위상·보상 수준·가족 생활 여건 모두에서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 의원은 사관학교 경쟁률 하락과 퇴교 급증을 단순한 교육기관 운영 문제가 아닌 '전력의 질적·양적 붕괴로 이어질 잠재 안보 위기'로 규정했다. 그는 "사관학교를 떠나는 생도들의 구체적 사유를 조사하고, 장교직의 직업적 비전과 경제적 동기를 회복하기 위한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며 "국방부가 현 구조를 그대로 둔다면 장교단의 미래 기반이 서서히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