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미국 축구의 상징적 스타로 꼽히는 랜던 도노반이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전망에서 한국의 조 1위 가능성을 강하게 언급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남미 매체 '소이 풋볼'은 12일(한국시간) "도노반이 또다시 멕시코 대표팀을 향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라며 "이번에는 멕시코가 조 최상위권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을 언급하며 오히려 한국이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FIFA는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을 진행했다. 이번 대회는 사상 최초로 48개국 체제에 돌입하며 12개 포트에서 팀들이 배정되었다. 미국·멕시코·캐나다는 공동 개최국으로 자동 포트1에 편성됐고,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 및 대륙간 플레이오프 승리 팀들은 포트4로 배정됐다.
한국은 FIFA 랭킹 22위로 사상 처음 포트2에 포함되며 강팀들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했다. 조 편성 결과 A조에는 개최국 멕시코(15위), 남아공(61위), 그리고 덴마크·북마케도니아·체코·아일랜드 중 한 팀이 올라올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 패스 D의 승자가 포함되었다. 어느 팀도 압도적인 전력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워 혼전 양상이 예상되는 조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멕시코 혹은 플레이오프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덴마크(21위)를 조 1위 후보로 지목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도노반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오히려 한국이 조 최상단을 차지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주장했다는 점이 더욱 주목받는다.

'소이 풋볼'에 따르면 도노반은 최근 '폭스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멕시코는 지금 전반적인 경기력이 크게 떨어져 있으며 쉽게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개최국으로 조별리그를 모두 안방에서 치르는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별리그 통과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도노반은 "멕시코는 지금 최악의 흐름에 빠져 있고, 상황이 개선될 여지도 많지 않다"라며 "특출난 선수도 마땅치 않고, 팬들의 여론 역시 팀의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A조는 어떤 팀이든 선두에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의 1위 가능성을 결코 배제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대표팀의 최근 상황은 실제로 심각한 부진을 반영한다. 이강인의 마요르카 시절 스승으로 잘 알려진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지만, 최근 평가전 6경기에서 4무 2패에 그치며 단 한 번의 승리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과의 9월 평가전에서도 2-2 무승부를 거뒀고, 이 경기 외에는 모두 2득점 이상을 올리지 못하는 등 공격력도 크게 약화된 모습이다.

멕시코의 선수 구성도 과거와 비교하면 위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에드손 알바레즈(페네르바체), 라울 히메네스(풀럼), 산티아고 히메네스(AC밀란) 정도가 눈에 띄며, 나머지는 주로 자국 리그 중심이다. 멕시코 리그 자체의 수준이 높아 결코 만만한 전력은 아니지만, 월드컵 같은 큰 무대에서 팀을 단독으로 끌어올 수 있는 에이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대회가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감독 교체를 단행하기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여러 조건을 종합한 도노반은 멕시코의 부진이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고, 그 결과 한국이 조 선두까지 넘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