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까지 15개 도시·31회 글로벌 투어 확정
'동방'을 둘러싼 인식의 충돌, 무대 언어로 번역
무용의 경계를 확장하며 세계로 나아가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한국의 앙팡 테리블 안은미의 안무는 급진적이며, 황홀한 조직감으로 직조돼 있다." -'탄즈 인터내셔널 에디션' 리뷰.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이 현지의 호평을 받으면서 유럽 초연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 작품은 11월 15~16일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에서 유럽 첫 무대를 연 데 이어, 11월 21~24일 파리 시립극장에서 총 5회 공연을 선보였다. 총 7회의 공연은 티켓 오픈 전부터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현지 관객과 기관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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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동방미래특급' 공연 장면. [사진 옥상훈] 2025.11.27 oks34@newspim.com |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 퍼포밍아트 시즌 총괄 디렉터 하시모토 유스케는 "서구가 투사해 온 '동양·아시아' 이미지를 이번에는 아시아의 주체적 시각으로 재전유하며 뒤흔드는 야심 찬 시도였다"며 "대담함·유머·클리셰의 전복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동방미래특급'은 2025년 세종문화회관 세계 초연을 시작으로, 베를리너 페스트슈필레(독일), 파리 시립극장(프랑스), 룩셈부르크 시립극장(룩셈부르크), 오를레앙 국립극장(프랑스) 등 유럽 주요 공공 극장이 공동 제작에 참여한 작품이다.
더불어 2026년 50주년을 맞는 시드니 페스티벌이 새롭게 공동 제작으로 합류하면서 작품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동방미래특급'은 2026년 3월까지 독일·프랑스·호주·노르웨이·룩셈부르크 등 15개 도시에서 총 31회의 장기 투어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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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동방미래특급' 파리 공연 포스터. [사진 = 안은미컴퍼니] 2025.11.27 oks34@newspim.com |
'동방미래특급'은 안은미가 2019년부터 6년간 수행한 아시아 리서치의 총체적 결과물이다. 그는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일본 등 15개 이상의 아시아 도시를 직접 이동하며, 동시대 아시아 사회와 청년 세대의 감각을 면밀히 수집했다. 이 과정은 아시아 2000년대생 무용수들과 협업한 '드래곤즈'(2021), 인도네시아 무용수들과 제작한 '잘란잘란'(2022), 아시아 신진 안무가들과의 교류 프로젝트 '웰컴 투 유어 코리아'(2023) 등으로 확장되었다. 이번 신작은 이러한 경험을 하나의 무용적 논문처럼 집약한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안은미는 "미래는 단일한 화법이 아닌 다성적 구조여야 한다"며, "'동방'이라는 개념을 단순히 비판하거나 부정하기보다, 그 안에 응축된 역사적 층위를 인식하고 새로운 미래의 언어를 탐색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안은미는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2011), '사심 없는 땐쓰'(2012), '아저씨를 위한 무책임한 땐쓰'(2013) 등으로 한국적 정서와 동시대적 이야기를 무대 위에 담아내며 국내외 무용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해 온 안무가다. 1988년 서울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무용단 '안은미컴퍼니' 창단 공연을 열었고 현재까지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oks3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