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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연 '라이프 오브 파이' …"보는 공연 아닌 온몸으로 느끼는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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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에서 초연하는 웨스트엔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볼 거리와 깊은 감동이 담긴 스토리로 올 연말 관객들을 찾아온다.

26일 GS아트센터에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인터네셔널 제작진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엔 인터네셔널 연출 리 토니와 글로벌 협력 안무와 퍼펫 디렉터를 맡은 케이트 로우셀, 신동원 에스엔코 대표가 참석했다. 인터뷰 도중엔 퍼펫으로 동물 연기를 하는 퍼펫티어 배우들이 시연에 나서며 맛보기 무대를 보였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웨스트엔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 장면. [사진=Johan Persson]

'라이프 오브 파이'는 얀 마텔의 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인 원작 소설을 동명의 영화에 이어 무대화한 작품이다. 토니상 3개 부문, 올리비에상 5개 부문 등 작품상, 연출상, 연기상 및 각종 무대 예술 부문을 포함해 주요 어워즈를 휩쓸었다. 호랑이와 얼룩말 등의 퍼펫(인형극에 쓰는 인형이나 꼭두각시)을 이용해 야생에 내던져진 파이의 생존기를 그리며, 독특한 볼 거리와 시각 연출, 깊은 감정이 몰아치는 스토리로 전 공연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인터네셔널 연출을 맡은 리 토니는 "한국에서 이렇게 공연할 수 있게 돼서 굉장히 설렌다"면서 "영국,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인도, 중국을 다녀왔고 한국에서 처음으로 영어가 아닌 다른 나라 언어로 공연을 하게 됐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 가나 관객들이 굉장히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이고 우리 모두가 인종은 다르고 사는 나라는 달라도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또 굉장히 다른 면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공연을 소개했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웨스트엔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케이트 로우셀 글로벌 협력 안무가, 리 토니 인터네셔널 연출, 신동원 에스엔코 대표. [사진=에스엔코]

이어 "모든 관객들이 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무리 힘든 역경을 맞이하더라도 그 역경을 이겨내게 해 줄 수 있는 가족 그리고 우리를 응원해 주는 주변 친구들,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얼마나 힘든 순간들을 이겨낼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공연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외 공연 중 인도에서의 반응을 언급하며 "파이와 그의 가족들이 또 인도 사람들이 때문에 인도 공연 때 파이가 가진 믿음, 종교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인도 관객들에게 굉장히 많이 와닿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은 극중에서 파이가 종교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있는 지금 인도에서도 그런 논쟁을 조금씩 이어가는 듯했다. 소리를 내면서도 뜨겁게 반응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역시 뛰어난 영상미로 사랑받았다. 공연에서는 영상이나 조명, 음악, 퍼펫 등 다양한 무대 예술 요소와 깊은 감동의 스토리가 함께 어우러진다. 이에 대해 리 토니 연출은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에 굉장히 집중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이야말로 우리 이야기의 심장이자 프로덕션의 심장이다"라면서 "음향이나 영상 그리고 퍼펫들은 단순히 그냥 비주얼이나 청각과 시각을 위해서 존재하는 요소들이 아니라 이야기 전달을 이끄는 주 요소다. 망망대해부터 숲 속 한 가운데 던져지기까지 다양한 장면들을 구현하는 것도 도전이었지만 우리 작품을 완성시키는 건 관객들이다. 무대에서 시각적인 스펙터클은 모두 다 제공해 드리지만 관객분들도 상상력을 발휘해서 파이의 여정을 함께 떠나자고 초대하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웨스트엔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 장면. [사진=Johan Persson]

신동원 프로듀서는 "소설과 영화의 팬이기도 하여서 이 작품을 무대화한다고 했을 때 사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갔었는데 무대에서 살아 움직이는 리차드 파크와 눈이 마주쳤을 때 결정했다"며 한국 공연을 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신 프로듀서는 "배우의 연기와 퍼펫 또 영상 음향 모든 이 무대 예술의 요소들이 결합해서 정말 살아있는 생명체를 목격한 그 순간 그 환희와 충격적인 희열을 한국 관객분들과도 꼭 나누고 싶었다. 그냥 보는 공연이 아니라 말씀하신 대로 온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정말 신비로운 작품이라 한국에 꼭 소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퍼펫티어의 역할에 관해서는 케이티 협력 안무가가 설명에 나섰다. 케이티는 "올리비에 상을 수상한 것이 굉장히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퍼펫티어들도 어떠한 큰 비중 있는 역할, 굉장히 중심이 될 수 있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역할이 될 수도 있다라고 증명해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퍼펫티어들의 능력과 역할을 강조했다.

공동 인터뷰 현장에서는 호랑이 리차드 파커의 전신 탈을 쓰고 세 명의 퍼펫티어가 실제로 등장해 무대 위 연기를 살짝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 호랑이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는 듯 한 몸이 돼 움직이는 호흡이 돋보이는 동시에, 호랑이의 그로울링을 표현하는 숨소리와 효과음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생생한 연기와 무대 경험을 예고했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웨스트엔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한 장면. [사진=Johan Persson]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퍼펫티어들의 교감"이라며 "세 명의 퍼피티어들이 한 퍼펫 안에 들어가서 운영을 해야 되기 때문에 서로의 리듬이나 어떻게 움직이는지, 서로의 가인을 어떻게 받고 어떻게 읽을 것인지 호흡이 굉장히 중요하다. 교감 게임과 단합심을 기르기 위한 작업도 많이 했다. 나중엔 보행 패턴만 봐도 알고 호흡마저도 맞추게 된다"고 말했다.

파이 역을 맡은 한국 초연의 배우 박정민, 박강현의 역할도 중요하다. 리 토니 연출은 "파이는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다. 파이 역의 박정민, 박강현 배우는 무대를 거의 떠나지 않는다. 공연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많은 요구사항이 주어진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외에도 스토리라인 또한 굉장히 감정적으로 힘들다. 우리 작품에서는 어둠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파이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감정의 깊이를 잘 표현하는 배우들"이라며 두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말했다.

신동원 프로듀서도 "무대와 영화를 대표하는 두 배우와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 박정민은 섬세한 감정표현과 몰입감, 박강현은 캐릭터 소화 능력과 존재감이 뛰어나기 때문에 파이의 여정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에서 초연되는 웨스트엔드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의 케이트 로우셀 글로벌 협력 안무가, 리 토니 인터네셔널 연출, 신동원 에스엔코 대표. [사진=에스엔코]

리 토니 연출은 연출적으로 가장 놀라운 장면을 소개하며 한국 관객들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그는 "파이와 파커는 친구까지는 아니지만 배 안에서 공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짧은 순간이지만 굉장히 잔잔하고 평화로운 씬이다. 그렇지만 곧 태풍이 불면서 그 평화가 순식간에 깨져버린다. 파이가 바다 위에 던져진 것처럼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역동적이고, 신기한 장면이다.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고 희망을 가진 순간 역경이 찾아와 바로 반전되는데, 이러한 순간을 좋아하는데 감정의 깊이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는 희망, 인내, 끈기에 대한 이야기"라며 "나쁜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해답을 찾으려는 파이를 보며 우리가 파이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파이는 극중에서 227일간 바다에서 표류한 이야기를 2가지 버전으로 이야기하는데, 관객이 어떤 것이 진실인지 선택할 수 있다. 두가지가 사실이든, 하나만 사실이든, 다 아니든 관객이 선택할 수 있다. 과거의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는 극"이라고 이 공연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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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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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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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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