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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日 천만 감독' 이상일 "쉬운 조건 아니었지만 20년만의 대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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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일본에서 활동하는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영화 '국보'가 1207만 관객 돌파, 흥행 수익 170억엔을 넘어서며 역대 일본 실사 영화 흥행 1위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상일 감독은 14일 '국보' 개봉 인터뷰를 통해 일본에서 대흥행한 작품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을 말했다. 영화는 일본의 전통예술 '가부키'의 세계, 특히 온나가타(여자 역할을 하는 남자 배우)의 인생을 깊이 조명한 작품으로 혈통으로 전승되는 폐쇄적인 문화 속에서 '국보'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의 삶을 그려냈다.

영화 '국보'의 이상일 감독. [사진=(주)미디어캐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관객들을 한 차례 만났지만, 페스티벌 성격이었고 따뜻한 영화팬들을 만난 느낌이었어요. 개봉은 또 다르니까 진지하게 느껴집니다. 일본에서 듣기로는 한국에 영화관 가는 관객들이 줄어든 시기인데다, 일본의 전통 예술을 다룬 영화라 접근하기 어떨지 걱정도 있지만 취재진이 잘 전달해주실 거라 믿어요."

이날 일본에서 12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역대 실사 흥행 1위 영화의 매출 스코어를 곧 뛰어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상일 감독은 "굉장하다. 20년 만에 그 숫자가 나왔다"면서 믿어지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간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이 주로 사랑받았고 실사는 좀 어려운 상황이었죠. 일본에서 역시 쉬운 조건은 아니었어요. 액션도 아니고 TV드라마가 영화화된 것도 아니어서 정보가 적은 상태로 휴먼 드라마를 보는 것에 한계가 있었을 수도 있다 생각해요. 그래도 그걸 뚫고 나가는 작품의 힘이 있었고 이런 작품을 사람들이 원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죠. 이것이 관객들의 힘이고 관객들의 보는 눈이 깊어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영화 '국보'의 한 장면. [사진=NEW]

주인공 키쿠오(요시자와 료)는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가부키 집안으로 들어가 자라며 온나가타를 수련하게 된다. 정식 혈통인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와 친구처럼 자라 핏줄을 뛰어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키쿠오는 무대에 오르기 전 불안한 마음으로 떨며 슌스케에게 "네 피를 마시고 싶을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핏줄에 집착하다가도 좌절하고 결국 '국보'의 반열에 오른다.

"가부키 배우가 안하고 영화 배우가 이 역할을 하냐는 얘기가 좀 있었어요. 반드시 영화 배우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것이 증명됐다고 생각할 수 있는 순간도 있었죠. 키쿠오가 '소네자키 심중'에서 오하츠 역할을 처음으로 했을 때, 그 장면에서 가부키를 잘 연기했다기보다 의상과 기쿠오의 내면, 고통, 기쁨, 감정들을 카메라로 포착할 수 있었어요. 그 순간 이건 영화배우가 해야할 것이었음을 확신한 순간이었고 연기한 본인과 스태프들도 똑같이 실감할 수 있었죠."

일본에서 가부키가 여전히 사랑받는 전통 예술 가운데 하나지만, 코로나를 겪으며 관객 수가 줄어들고 위기를 맞기도 했다고. 이상일 감독의 영화 '국보'가 흥행하면서 가부키 업계에서도 작품의 후광으로 젊은 관객들이 유입되고, 영화 역시 좋은 평을 얻기도 했다.

"영화 자체도 하나의 가부키 무대, 오페라를 보는 것 같은, 장대한 서사시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필요했어요. 무대 신과 일상 드라마 신이 이어지길 바랐고, 배우들의 삶은 일상적이지만 무대도 삶의 하나라는 식으로 감정이 연결되게 만들어야 해서 그런 가부키 작품의 곡과 장면을 뽑았습니다. 업계의 협조에 대해선 말하기가 어렵군요. 영화와 가부키를 모두 하고 있는 회사가 있지만 거기서 우리 영화를 배급하진 않았습니다. 가부키 배우들을 귀중하게 생각해서 혹여 이상하게 표현할까봐 조심스러웠던 것 같아요. 완성되고 나서 반응은 매우 좋았습니다. 가부키 배우들도 SNS나 유튜브로 좋은 소감을 올려줬고 그것이 또 흥행에도 좋은 바람을 일으켜줬다고 생각해요."

영화 '국보'의 한 장면. [사진=NEW]

일본에서도 전통 예술의 한 분야로서 확고한 존재감을 지켜온 가부키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매력이 있다. 영화에 역시 그런 면이 상당 부분 담겼고, 일본 내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이끌었다. 이상일 감독은 "온나가타가 여자를 흉내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가부키의 요소 중에서도 집중했던 부분들을 짚었다. 

"온나가타는 어떤 상상 속에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동작이나, 형태를 말하는데 실제로 온나가타가 하는 동작을 여성들이 하지는 않죠. 뭔가 만들어진 어떤 여성의 아름다움이나 신비성, 미스테리어스 한 부분을 형태화시켜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이고 그것을 추구해온 거라서 실제 여성과는 다른 부분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여자같이 보여줘야 될 부분도 있기 때문에 또 다른 영역의 아름다움을 좀 찾아내야만 했어요. 그걸 영화로 보여주기도 하고요. 관념적인 설명이긴 한데요. 실루엣이랄까 단상 같은 것을 영화 속에 보여줄 수 있었다고 봅니다."

키쿠오는 영화 속에서 가부키 무대에서도, 그 밖의 인생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간다. 가부키 집안의 양자로 들어가서 승승장구하려다가도 좌절이 반복되고, 주변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을 뒤로하고 배우의 인생을 위해 모든 걸 건다. 키쿠오에겐 결국 가족도, 친구도 사라진 채로 예술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죠. 늙은 국보, 만기쿠가 키쿠오를 똑같이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얘기했는데 그 역시 아이가 없죠. 키쿠오가 그걸 대신해 나가게 되는 느낌이고 혈통이 아니고 예술로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키쿠오 역시도 그럴 거고 그걸 더 중요하게 생각할 거예요. 배우는 빛을 받는 사람들이라 더 많은 그림자가 생기기도 해요. 그 많은 깊은 그림자를 그리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줄 수 있었죠."

영화 '국보'의 이상일 감독. [사진=(주)미디어캐슬]

키쿠오는 가부키 세계에 입문하기 이전, 등에 커다란 수리부엉이 문신을 새긴다. 쥐나 뱀 따위를 물어다 은혜에 보답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리부엉이에게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를 물었다. 그토록 갈망하던 핏줄이 아닌 덕에 대를 이어온 병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던 키쿠오의 운명은 '예술'을 위해 불꽃이 돼 타오른다.

"그건 그냥 예술이지 않을까요. 키쿠오에겐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기보다 인생에서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그들에게 예술을 가져다주면서 동시에 본인도 그것을 원하고 있었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백로 아가씨'라는 작품에서처럼 무언가에 진심으로 빠져들어서 자신의 생명까지 바치는 모습이 그 시기의 키쿠오와 닮아있지 않은가 싶어요. 아버지가 죽었던 순간, 눈 속에 아버지가 쓰러지고 피가 낭자한 순간이 가장 아프면서도 동시에 아름다운 순간으로 남아 평생에 걸쳐 그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국보'는 가부키 세계의 혈통에 대한 엄격함과 폐쇄적인 특징이 강조되는 만큼, 재일교포인 이 감독의 출신과 어우러져 여러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마치 영화에서처럼 핏줄을 뛰어넘는 예술성으로 '국보'의 반열에 오른 키쿠오와 조금은 다른 출신으로 일본의 실사영화 1위 기록을 넘보는 이 감독의 상황이 겹쳐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향후 K콘텐츠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황에서 '파친코'를 함께 작업하며 만났던 한국 배우들과 송강호, 최우식, 이병헌에 대한 호감도 드러냈다. 

"단순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사실은 아름다움을 알 수 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는 게 가장 짙은 의도입니다. 아름다움에 우리가 어떻게 도달할 수 있을지 생각했고 어떤 가치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살았을 때 진정한 아름다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인지를 고민했죠. 아름다움이란 가치관이 모든 것을 납득시킬 수 있고 모든 것들을 끌어들일 힘이 있고 생각해요.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의 불꽃으로 모든 걸 태워서 끝까지 무언가를 이뤄내는 방식을 보여줘요. 그런 삶의 방식을 부정하고 싶지 않고 관객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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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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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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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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