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48명 교환…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감자 2000명 석방
"미국의 외교력 과시…경제적 파급은 제한적"
"트럼프 외교 복귀"…중동 질서 재편 신호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의 종식을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해 가자지구 평화협정을 마무리하기 위한 중동 순방의 첫 일정을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에 의해 2년 넘게 억류됐던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을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이후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에 도착해 연설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하마스는 무장을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이 끝났는가'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Yes)"고 답했다.
![]() |
[텔아비브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에 도착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영접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2015.10.13. ihjang67@newspim.com |
◆ 인질 48명 교환…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수감자 2000명 석방
이스라엘 당국은 이날 총 20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풀려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사망이 확인된 26명과 신원이 불확실한 2명 등 28명의 추가 인질이 포함돼 있다. 그 대가로 이스라엘은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구금자들을 석방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질 가족들을 면담한 뒤 크네세트에서 공식 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로 이동해 약 20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국제 정상회의에 참가해 가자 전쟁 종식을 위한 최종 합의안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의 외교력 과시…경제적 파급은 제한적"
트럼프 중재로 추진된 이번 가자 평화협정 1단계와 인질 석방 합의는 인도주의적·지정학적 측면에서 큰 진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세계 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홀거 슈미딩 베렌베르크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합의는 미국이 여전히 압도적인 글로벌 영향력을 올바르게 사용할 때 결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다만 세계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의 선박 공격을 중단한다면 글로벌 운송비용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며 "중동 긴장이 현 수준보다 더 완화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긍정적 효과가 클 수 있지만, 아직은 매우 큰 전제조건(a very big if)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 |
이스라엘 생존 인질을 실은 차량이 13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남부에 있는 군기지를 향해 달려가자 시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트럼프 외교 복귀"…중동 질서 재편 신호탄
이번 방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트럼프 평화 로드맵(Trump Peace Roadmap)'의 절정으로 평가된다. 2023년 하마스의 가자 무력 점거 이후 2년여 만에 인질이 석방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실질적 휴전선이 확립되는 첫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합의를 트럼프의 외교 무대 복귀이자 중동 질서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 해제와 가자지구 행정권 이양 등 구체적 이행 조항이 실제로 얼마나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