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증시가 4일 치러지는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재점화될 것이라고 2일 블룸버그 통신이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해외 투자자들은 자민당의 새 총재 탄생이 사상 최고 수준에서 발걸음을 멈춘 일본 증시를 다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총리를 뽑는 것과 다름없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그동안 투자자들의 관망 태도를 부추겨 왔다. 이에 선거 결과가 나오면 투자자들이 경계했던 일본 정치의 불확실성은 일시적으로나마 완화될 전망이다.
특히 유력 후보로 꼽히는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은 물가 상승 대책으로 감세와 현금 지급, 정부 지출 확대 등 성장 중시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도쿄증권거래소주가지수(TOPIX, 토픽스)는 7월 이후 미일 관세 협상 타결을 호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을 이어왔다.
그러나 총재 선거가 다가온 최근 1주일은 결과를 지켜보려는 심리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이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는 투자자들에게 환영받을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 증권에 따르면, 과거에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리더 교체가 이뤄질 때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직전 7번의 총재 선거 중 4번은 교체 후 12개월 동안 토픽스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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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부터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누구라도 이시바보다는 '안정감'
블룸버그는 "해외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보다 안정감 있는 리더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라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 당초 방침을 뒤집고 조기 총선을 단행했으나 2009년 이후 처음으로 패배했다. 올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공명 여당이 과반을 잃었고, 이후 당내에서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9월 7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영국 포러 캐피털에서 일본 밸류 펀드를 공동 운용하는 크리스 스미스는 "누가 후임이 되더라도 이시바 총리보다는 나은 환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가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져 실패한 뒤로 정치 불안이 시장을 짓눌러 왔기 때문에, 후계 확정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확장적 재정 정책 기대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순풍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일본 정치의 앞날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며, 토픽스의 12개월 후 예상치를 3200포인트에서 34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다. 1일 토픽스가 3094.74포인트로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10% 상승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