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 투자 캐나다 하베스트, 회수율 0.57%…"밑 빠진 독" 비판
[순천·광양·곡성·구례=뉴스핌] 권차열 기자 = 6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에만 부채 이자로 566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하루 평균 16억 원 꼴이다.
1일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석유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24년 기준 자산 20조 4916억 원, 부채 21조 8132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106%에 달했고 차입금 의존도 또한 84.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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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 [사진= 권향엽 의원실] 2025.10.01 chadol999@newspim.com |
올해 상반기에만 이자비용이 3311억 원에 이르러 연간 이자 총액은 6000억 원을 넘을 전망이다. 석유공사 자체 전망치도 2025년 6090억 원, 2026년 6951억 원, 2027년 7191억 원 등 이자 부담이 매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공사 측은 해외 석유 매장량 확대를 위해 2008년 이후 차입을 늘렸다고 해명했지만 무리한 해외 인수·합병(M&A) 전략이 결국 막대한 이자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표 사례로 꼽히는 캐나다 석유·천연가스 생산업체 하베스트(Harvest) 인수의 실적은 더욱 논란을 키우고 있다. 2009년 이후 석유공사가 하베스트에 쏟아부은 누적 투자금은 62억9500만 달러(약 8조8293억 원)에 달하지만 회수액은 3600만 달러(약 505억 원)에 그쳤다. 회수율은 0.57%로 '밑 빠진 독'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최근 3년간에도 3조1200억 원을 추가 투자했고 회수는 43억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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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2025년 석유공사 자산 현황 [사진=권향엽 의원실] 2025.10.01 chadol999@newspim.com |
특히 하베스트 인수와 운영을 총괄한 인사 중 한 명인 곽원준 현 석유공사 부사장은, 하베스트의 Deputy COO와 블랙골드사업 전담반장을 역임했으며 최근엔 실패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총괄로도 지목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하베스트 사업 투자로 석유공사의 재무건전성이 심각하게 저해됐다"고 분석했다.
권향엽 의원은 "대표적 자원외교 실패 사례인 하베스트 사업이 누적 회수율 0.57%로 '밑 빠진 독'에 다름 아니다. 최근 3년간 3조원 넘게 추가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기업에서 매년 수천억 이자와 1200억 원대 시추 비용을 감당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chadol9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