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미국은 당황했다. 소련의 만주 진출이 예상보다 빨랐다. 기존의 한반도 전체에 대한 군사작전 방침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항복을 받을 주체와 한반도 내 일본군 무장해제 지역을 나눌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미 국무·육군·해군 3부 조정위원회(State-War-Navy Coordinating Committee, SW/NCC)에서 이 필요성에 대한 전략을 마련하고 수행했다. 실무를 담당한 본스틸(Charles H. Bone steel) 대령, 딘 러스크(Dean Rusk) 대령은 1945년 8월 11일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지(誌)의 1942년 판 지도를 보고 한반도에서의 미국과 소련의 작전 지역 구분을 38도 선으로 정했다.
이들 대령 두 명은 소련군이 이미 북한 동북부를 폭격하고 있으나,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군은 한반도에서 1,000km 떨어진 오키나와에 있다는 사실과 서울·부산·인천 등 주요 도시가 포함돼 있다는 것을 핵심 고려사항으로 삼았다. 만일 소련이 38도 선에 동의하지 않으면, 미군이 38선까지 진출하기 어려울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미 트루먼 대통령은 38도 선을 아무런 수정 없이 결재하였다. 그렇게 한반도는 첫 번째 분단을 맞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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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UN 긴급 안전 보장 회의에서 북한의 38선 이북으로의 철수를 결의하는 모습. [사진= 국가기록원] |
미 합동참모본부에서는 1945년 8월 15일 필리핀 마닐라에 주둔하고 있던 태평양지역 연합군 최고사령관 맥아더 장군에게 "38도선에 대해 영국, 중국, 소련이 동의하였다. 38도선 이북에서는 소련군이, 38도선 이남에서는 미군이 각각 일본군의 항복을 받는다."라는 요지의 일반명령 제1호를 하달하였다. 이에 따라 맥아더 장군은 일반명령 제1호를 일본에 제시하였다. 일본은 일본 국내와 국외에 있는 일본군과 일본군에 의해 지배받는 모든 군대에 일반명령 제1호를 하달하였다. 일본 정부가 일본군에게 하달한 일반명령 제1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만주, 북위 38도선 이북의 한국, 사할린, 쿠릴열도에 있는 일본군의 선임 지휘관과 모든 육군·해군·공군과 보조부대는 소련 극동군 사령관에게 항복하라. 일본국과 일본국 본토에 인접한 모든 소도(小島), 북위 38도 선 이남의 한국, 유구열도, 필리핀 제도에 있는 일본군의 선임 지휘관과 육군·해군·공군과 보조부대는, 미국 태평양 육군 최고사령관에게 항복하라. 위에 지정한 각 지휘관만이 항복을 수락할 권한이 부여된 연합국 대표자이며, 모든 일본국 군대는 이 지휘관 또는 그 대리자에게만 항복하라."
이 일반명령 제1호는 미군과 소련군이 한반도에 진주(進駐)하는 공식적인 근거가 되었다. 독일 항복 후, 소련은 점령한 지역을 절대로 내놓지 않았다는 사례를 잘 알고 있던 미국은 소련의 한반도 내 진출을 38도선에서 저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또한 일본 본토까지 소련군이 진출할 근거를 없앨 수 있었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냉전이 시작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으로서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나라가 두 동강이가 나는 결과일 뿐이었다. 냉전 문제는 그 이후의 문제였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