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비상사태 선언' 예고
업계의 방어력 증진, 체질 개선
작년 급락 '트라우마' 아직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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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HGA 테마주를 찾아] ①'PTSD 유발 주식' 오명의 설욕전>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트럼프 지원 사격"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가을 중으로 예고한 '주택 비상사태' 선언은 투자심리를 한층 고무시킬 수 있다. 비상사태 선언 효과는 구체적인 실행 내용에 달렸지만 그 자체로 정부가 주택시장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의회에서도 최근 발의된 법안을 보면 초당적 협력 의지가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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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레나 개발단지의 단독주택들 [사진=블룸버그통신] |
월가에서는 행정부와 의회의 초당적 협력이 맞물리면서 주택 정책이 전례 없는 추진력을 얻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획기적인 변화는 아니라고 해도 정책 입안자들이 마침내 주택 위기 대응이라는 게임에 참여했다"고 평했다.
UBS의 존 로발로 애널리스트는 "[어떻게 보면] 필요한 것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안정화와 소비자 신뢰 개선"이라며 "두 가지 모두 실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게 해결됐다거나 이제부터 무조건 낙관적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변곡점에 도달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 낙관론자는 전통적으로 주택건설 업체 주식의 강세 기간(10월~이듬해 1월)의 초입으로 불리는 10월에 가까워졌다는 점도 언급한다. 통상 주택 관련주 투자자 사이에서는 업계의 성수기인 봄철을 기대하며 미리 매수에 경향이 생긴다고 한다.
◆강해진 방어력
종전보다 강해진 경기 방어력 또한 낙관론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주택건설 업체들은 토지를 직접 소유하지 않고 옵션 계약으로 구매 권리만 확보하는 방식의 비중을 늘려온 한편 주택을 조속히 팔아 현금을 회수하는 데 집중해 왔다. 적게 보유하고 빠르게 판매하는 전략을 통해 재무적 생존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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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바카빌의 신규 주택 건설 현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예로 DR호튼은 보유한 64만개 부지 가운데 76%를 옵션 계약으로만 관리하고 있다. 또 2025회계연도 3분기(4~6월)까지 9개월 동안 완공 주택의 65%를 자회사인 포스타(Forestar)나 제3자가 개발한 부지에서 건설해 자본 부담을 줄였다. 1년 전에는 그 비중이 63%였다.
재고 회전 속도도 높였다. 레나는 조속한 재고 소진을 통한 현금 회수에 주력해왔다. 2024년 상반기 레나가 주택 한 채당 제공한 인센티브는 평균 4만7100달러로 이를 전체 판매가의 10.1% 수준으로 관리했다. 통제된 마진 희생 범위 안에서 현금 회수에 주력했다. 회수한 현금은 주로 자사주 매입이나 재무구조 강화에 썼다.
스미드캐피털매니지먼트의 콜 스미드 최고경영자는 "높은 금리와 관세 비용, 노동력 [부족] 우려 등 도전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형 업체들이 포트폴리오 관리에서 규율을 유지해왔다"고 했다. 또 레나와 DR호튼 NVR을 보유 중임을 언급하면서 자본 구조를 견고하게 유지해온 점을 거론했다.
◆"PTSD 오는 주식"
경계감도 만만치 않다. 주택건설 업체들의 체질 개선에 따른 '방어력'은 한층 강해진 것이 체감되지만 실적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공격력'을 확보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주가가 추가 상승하려면 실적의 극적인 개선을 담보할 만한 거래량 회복 조짐과 같은 실체가 나와야 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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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호튼의 주가수익배율(PER, 포워드) 5년 추이 [자료=코이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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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호튼 애널리스트 연간 실적 추정치 컨센서스 추이 [자료=코이핀] |
경계론의 배경에는 작년의 경험에서 비롯된 학습효과가 있다. 주택건설 업체 주식은 재작년부터 작년 10월까지 고점까지 꾸준히 올랐는데 당시 상승 논리도 지금과 비슷했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곧 인하하면 모기지 금리가 하락해 주택 매매가 활기를 띨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결국 기대감의 뒤를 따른 것은 급락이었다. 작년 10월부터 반년 동안 30% 넘게 떨어졌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주택건설 관련주와 당시 고점 매수자들에 대해 'PTSD를 유발하는 종목', '백홀더스(주가가 폭락했는데도 손절하지 못하는 사람들)'라는 오명과 조롱 섞인 말이 나왔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드류 리딩 애널리스트는 "현재 랠리는 성장이 아니라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주도했다"고 지적했다. 리딩 애널리스트는 이어 관련주 가격이 장부가치 대비로 봤을 때 과거 평균을 넘어서고 있어 밸류에이션상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