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제주 중학교 교사 추모… "교사 혼자 민원 감내, 구조적 문제 결과"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주 한 중학교 교사의 죽음을 계기로 전남교사노동조합이 교육 현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교사노동조합은 26일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인의 비극이 아닌 교육 현장의 위기로 규정하며 교육당국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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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현승준 교사 분향소. [사진=전남교사노조] 2025.05.26 ej7648@newspim.com |
전남교사노조는 전날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조문했다. 주말임에도 수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으며, 전국에서 도착한 근조화환들은 교사들의 깊은 슬픔과 연대의 마음을 보여줬다.
제주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넘어 이제 중학교까지 악성 민원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숨진 교사는 학생 가족의 지속적인 민원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교사노조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한다면 제2, 제3의 희생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라며 교사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노조는 ▲중·고등학교의 녹음전화기 설치 확대 및 교사 개인 전화번호 노출 차단 ▲교육부 매뉴얼 준수 및 학교민원대응팀 전수조사 실시 ▲나이스 학부모서비스에 '출결 확인 시스템' 구축 등을 촉구했다.
전남교사노조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이날 오후부터 전남도교육청 청사 앞에 故 현승준 교사의 분향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신안 위원장은 "고인의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도록 전남의 많은 선생님들께서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 홀로 민원을 감내해야 하는 현재의 시스템이 개선될 때까지 교육당국에 계속해서 책임을 묻고 실질적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j764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