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3구역,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로 탈바꿈
교통·상권 등 열악한 입지로 매맷값은 아직 잠잠
일대 정비사업 진행에 장기적 집값 상승 전망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중국인 거주 비율이 높다는 이미지와 낡은 주택 비중으로 신림동은 서울에서 주거 선호가 높지 않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점차 세련된 고층 건물이 늘고 편의시설도 개선되면서 신흥 주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 입주 예정 A씨)
지난 15일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에서 내려 약수공원 방향으로 걷던 중 어느 순간 주변 풍경이 바뀌었다.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단층 노후 주택과 페인트칠이 벗겨진 상가 건물이 자취를 감추고 571가구 규모 신축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기존 이 자리에 있던 무허가 건물들 대신 주택 브랜드 푸르지오의 상징인 짙은 녹색이 더해진 회색 톤의 건물 외관이 눈에 띄었다. 지난 8일 입주를 시작한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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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025.05.15 blue99@newspim.com |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는 신림3구역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사업으로 탄생했다. 신림3구역은 2005년 제3차 뉴타운(당시 서울시가 추진한 생활권역별 정비사업)으로 지정된 후 2008년 조합설립인가, 2017년 사업시행계획 인가, 2020년 관리처분계획 인가, 2022년 착공을 거쳐 지난달 준공됐다. 신림재정비촉진지구로 선정된 신림1~4구역 중 가장 빠르게 정비사업을 마쳤다.
노후 주택이 밀집하던 신림3구역은 정비 후 브랜드 아파트로 변화함에 따라 집값이 뛸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지난해 말부터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는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권을 판매하는 마이너스피가 속출했다. 신림선 서울대벤처타운역이 도보 20분 거리에 위치해 교통편이 좋지 않고 상권, 문화시설 등 주변 인프라가 마땅치 않다는 평가다.
입주가 시작된 현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용면적 85㎡ 분양권은 분양가 대비 저렴한 9억6339억원에 거래됐다. 현재는 9억7000원 가격의 매물이 시장에 나와있다.
신림동 공인중개사 B씨는 "매수 문의는 적지 않게 오지만 실제 매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분양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지만 단지 앞에 신우초등학교가 위치한 '초품아'라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높지는 않다. 그러나 지하철역이 너무 멀어 실거주 수요자들이 거래나 입주를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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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025.05.15 blue99@newspim.com |
업계에서는 향후 신림 내 타 구역의 정비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의 매매가도 차츰 오를 것이라고 내다본다. 신림 내 타 구역에서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며 점차 신규 입주 단지들이 들어서고 근처 상권 등 인프라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현재 신림1구역은 지난 3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득하고 연말 조합원 분양신청 절차를 앞두고 있다. 신림2구역은 기반시설 공사 완료 및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거쳐 하반기 착공 예정이다. 신림4구역은 올해 3월 신속통합기획 후보지로 선정돼 구에서 정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준비 중이다.
재정비촉진지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인 신림5~7구역에서도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신림5구역은 지난 1월 정비계획 수립·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람을 진행했다. 신림6구역은 지난달 신통기획 대상지로 확정된 후 사업 진행 초기 단계를 밟고 있다. 신림7구역은 지난해 9월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한 후 올해 하반기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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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 구역별 정비사업 진행 현황.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다만 신림3구역의 변신에 20여년 만이 걸린 만큼 지역 전반의 탈바꿈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신림2구역에서 진행 중인 신림2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이 오는 8월 착공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긴 하다. 그러나 신림 지역은 상대적으로 자산 여력이 부족한 소유주 비중이 높아 향후 타 구역에서 분담금 부담에 대한 갈등으로 사업 지연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관악구청은 신림동 일대 정비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신림동 일대에 낙후 주택이 많았고 무허가 건물도 존재해 개발의 필요성에 따라 1~4구역이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다"며 "준공 후 입주가 시작되는 구역이 늘어나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