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 개정 위한 절차"
이양수 "실무적으로 단일화 준비했을 뿐…양자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시너지"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국민의힘이)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당 지도부는 "김 후보가 선거운동 중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를 이야기해서 당은 실무적으로 (단일화를) 준비했을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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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6·3 대통령 선거 후보(왼쪽),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9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헌화한 뒤 합장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김 후보는 6일 입장문에서 "당은 의제와 안건도 공개하지 않고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 소집을 공고했다"며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는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절차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후보를 배제한 채 일방적 당 운영을 강행하는 등 사실상 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당에서 단일화 과정을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사실, 의구심을 짙게 하는 당의 조치들 때문에 단일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또 그는 "당은 단일화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필수적인 선거대책본부 구성과 당직자 임명에도 아직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후보가 주도해야 할 단일화 추진 기구도 일방적으로 구성하고 통보했다"고 꼬집었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측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 사무총장은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는) 행정절차"라며 "당헌·당규를 개정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당헌·당규를 보면 우리 당 대통령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게 돼 있다"며 "한덕수 후보가 여론조사나 경선에서 이긴다면 (한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전당대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당대회는 5일 전에 소집해야 한다"며 "전당대회 소집을 안 해두면 단일화를 해놓고도 우리 당 후보가 안 돼서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못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후보 등록을 못 하는 사태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해서 5일 전인 어제 전당대회 소집을 비대위에서 의결해 둔 것"이라면서 "전국위는 전당대회를 못 열 경우에 대체할 수 있다. 혹시나 해서 (전국위를) 잡아둔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추진 기구와 관련해선 "한덕수 후보는 외부에 있는 사람인데 당이 모든 걸 주도하면 나중에 국민들이 공정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며 "유상범 의원이 (단일화추진)본부장이지만, 공정하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김 후보가 경선에서 한 후보와 단일화하겠다는 말을 수차례 했고, 당에서 단일화를 준비해 놓았다"며 "양자 합의에 의해 이뤄져야 선거 시너지 효과가 나고 선거 승리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압적 방법으로 (후보) 교체를 한다면 선거에 악영향을 줄 거 같기 때문에 보통 정당에서는 상정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단일화 논의 회의가 김 후보 측의 참석 거절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사무총장은 "유상범 본부장이 김문수 캠프 담당자를 설득하러 가기도 했다. 그런데 회의는 열리지 않았고 만남은 있었다"며 "소통은 있는데, 일이 진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rkgml9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