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추진한다는 입장 분명...시기는 고민"
李 "최대한 빨리 재추진"...'더 세진' 방안 공약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재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상법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이재명 예비후보도 전날 "최대한 빨리 다시 해야 한다"며 집중투표제 활성화 등을 공약한 만큼 대선 국면에서 더 강력한 상법개정안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법개정안을) 다시 추진한다는 입장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본회의를 확보해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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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재계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상법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
지난 17일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폐기된 상법개정안 재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폐기된 상법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 및 주주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담겼다.
재계는 상법 개정시 주주들의 배임죄 고소·고발이 빈번해져 기업 의사결정의 신속성·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지난 1일 "기업의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은 대선 국면임을 감안해 재추진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결국 당 대선후보가 확정된 이후 상법 개정을 대선 공약으로 포함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재추진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노 원내대변인은 "부결된 법안들을 대선 정국에서 재추진하는 게 가능한지 고민이 있다"며 "대선 본선이 시작하면 의원과 당직자들이 선대위 체제에서 역할을 맡게 되고 물리적으로 시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예비후보는 전날 한국금융투자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상법개정안 재추진과 관련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집중투표제 활성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단계적 확대 등을 포함해 '더 강력한' 상법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재계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향후 대선 공약으로 포함될 경우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거부권 가능성이 사라져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