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전투가 끝나면 가자지구를 미국에 넘길 것이며, 이 시점에 가자 주민은 이미 다른 지역에 재정착한 상태로 미군이 현지에 파병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가자지구는 전투가 끝난 후 이스라엘에 의해 미국에 넘겨질 것"이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지역으로 재정착될 것이며, 그곳에서 새롭고 현대적인 집들이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군은 (파병이)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하겠다는 주장에 국제 사회 뿐 아니라 미 국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미군의 파병이 필요없다는 주장까지 펼치며 국내에서 불거질 파병 반대론도 미리 불식시키려는 모양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맞이하고 있다. 2020.01.28 mj72284@newspim.com |
이스라엘도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에 힘을 보태고 나섰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이날 카츠 국방장관이 가자지구 주민 수용에 동의하는 곳으로 그들을 이동시키는 계획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카츠 장관은 "육로로 나갈 수 있는 옵션과 해상과 공중으로 나갈 수 있는 특별 준비도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카츠 장관은 "가자 주민들은 세계 어느 곳에서나 그러하듯 자유롭게 출국하고 이주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구상을 '용감한 계획'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백악관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해 개발하겠다는 깜짝 구상을 발표해 전 세계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리비에라는 남부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걸쳐 휴양지가 밀집한 지중해 인근 지역을 가리킨다.
트럼프의 예고치 못한 발표는 중동 전역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발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16개월간 이어진 전투를 끝내기 위한 가자지구 휴전 2단계를 앞두고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계획을 전면적으로 거부했으며,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쫓아내는 시도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가자지구 1단계 휴전 기간은 42일로 다음 달 끝난다.
하마스 측도 카츠 장관을 비난하며,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그들의 땅에 대한 애착이 강해 결코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카츠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군사 작전에 반대하는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스페인,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이스라엘의 가자 작전을 비난한 국가들이 법적으로 가자 주민을 자국에 입국시킬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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