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67.8%…4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전세가율 높은 지역 청약 흥행…분양시장 수요자 '관심'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국 아파트 매수 시장에서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가율 상승으로 지방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높아진 전세가를 부담할 바에 차라리 집을 구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시장에서 공급을 담당하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면서 내년 전셋값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지방 분양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아파트 매수 시장에서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세가율 상승으로 지방에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 DB] |
◆ 1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67.8%…4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
1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67.8%로 이는 2021년 4월에 기록한 68.05% 이후 4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가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전세가격이 오른다는 의미다.
이달 서울의 전세가율은 54.04%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10월 53.92%, 지난달 54.01%에 이어 이달 54.04%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달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0.24% 오른 데 비해 전셋값은 0.28% 올라 상승 폭이 더 컸다.
높은 전세가율에 아파트 매매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보다 매매가와 전세가 간의 차이가 줄면서 주택 수요자의 매수 심리가 자극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셋값 상승에 따른 주거 불안감 해소를 위해 내 집 마련에 나선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42만129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가운데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선 청약 경쟁도 치열했다. 높은 전셋값에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있는 현장을 중심으로 청약신청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2월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서 분양한 '서신 더샵 비발디'는 644가구 모집에 3만5797명이 몰려 평균 55.6대 1의 경쟁률로 기록했다. 전주시의 전세가율은 77.8%로 전국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지난 6월 충북 청주시에서 분양한 '청주테크노 폴리스 아테라'도 521가구 모집에 2만4692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47.4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청주시의 전세가율은 79.7%다.
이달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서 분양한 '아산탕정자이 퍼스트시티'는 417가구 모집에 8394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평균 2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세가율은 76.1%로 전국에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높은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 전세가율 높은 지역 청약 흥행…분양시장 수요자 '관심'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집값 상승 기대감이 있는 지방 분양시장도 활황을 보이고 있다.
충남 논산시 취암동에서는 새로운 브랜드 아파트 '트리븐 논산'이 분양 중이다. 충남 논산시의 전세가율은 72.8%이다. 높은 전세가율을 바탕으로 논산시는 최근 주택 매매량이 급증했다. 올해 1~10월 논산시 아파트 거래량은 1055건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대우건설은 충남 아산시 탕정면 갈산리 일원에 '탕정 푸르지오 센터파크'를 분양 중이다. 충남 아산시의 전세가율은 76.1%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이 단지는 1호선 아산역과 탕정역, KTX 천안아산역이 가깝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전용 59~136㎡ 총 1416가구 규모다.
내년 1월에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에서 포스코이앤씨가 '더샵 라비온드'를 분양할 계획이다. 전북 전주시의 전세가율은 77.8%로 80%에 육박한다. 전주동초교를 비롯해 신일중, 전주고교가 도보권에 자리하며 홈플러스, CGV와 전북대학교병원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인접하다. 이밖에 다양한 공원들도 가까운 편이다. 전주시 기자촌 재개발단지로 전용 39~117㎡ 총 2,226가구 중 1426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전세가율이 60% 수준에 달하면 부동산 시장이 상승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현재 그 수준까지 올라왔다"면서 "내년 상반기 전세가율 추이를 보면서 매수에 나서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탄핵정국과 대출규제가 지속되는 있는데다 수도권은 여전히 집값이 높은 수준"이라며 "매수세가 살아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