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브릭스 국가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하자 중국 매체들이 이를 일제히 보도하면서 당혹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SNS 계정을 통해 "브릭스 국가들이 달러에서 벗어나려 하는데 미국이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새로운 자체 통화든, 기존 통화든 브릭스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미국이라는 수출시장과 작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취임 첫날인 내년 1월 20일에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중국산 제품에 기존 관세에 더해 10%포인트(p)의 추가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또다시 중국에 관세 압박을 가한 것이다.
브릭스는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UAE, 이란 등이 가입해 있으며, 자체적인 결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CCTV, 신화사, 환구시보 등 중국 주요 매체들은 2일 일제히 트럼프의 '브릭스 100% 관세' 발언을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이 발언을 '위협' '협박'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현지 매체인 중화망은 "트럼프가 또다시 관세 몽둥이를 휘둘렀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 메이르징지(每日經濟)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무역과 대체로 무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 전략으로 관세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 캐나다와 협상을 진행한다면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는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며 "관세는 트럼프 당선인이 정책 어젠다를 추진하는 협상 카드일 뿐이며, 무역 정책의 전체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중신증권은 "얼마든지 다른 명분의 관세 위협이 뒤따를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했던 '대중국 관세 10%p 추가'는 미중 양국 협상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의 '브릭스 100% 관세' 발언 역시 브릭스 결제 시스템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협상 압박용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신증권은 "이번 달 개최될 중앙경제공작회의와 내년 3월 개최될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트럼프 관세 충격에 대응하는 다양한 정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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