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김수미의 조연론

기사입력 : 2024년10월28일 12:17

최종수정 : 2024년10월28일 22:58

조연의 가치 알고 일찌감치 선점
유머와 개성 두루 갖춘 팔방미인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한 후배들을 향해) 나도 평생 조연으로 살았던 배우로서 말해주고 싶다. 지금 힘들고 슬럼프가 있더라도 이 바닥은 버티면 언젠가 되니 중간에 절대 포기하지 말라."

가을 속으로 떠난 김수미가 책을 쓰기 위해 써놓은 글에 남긴 말이다. 배우 김수미의 '조연론'이라 할만하다. 군산 출신의 김수미는 여고시절 탁월한 미모와 글재주를 가진 문학소녀였다. 국문과에 합격하고도 등록금이 없어서 포기하고 탤런트의 길을 걷게 됐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MBC '비디오스타'에 공개된 김수미의20대 모습. [사진 = 방송화면 캡처]  2024.10.28 oks34@newspim.com

알려져 있다시피 김수미는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32세의 나이에 60대 엄마인 일용네 역을 출연했다. 극중 아들인 박은수(일용이)보다 실제 나이가 어렸다. 김수미라고 빛나는 미모를 과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멜로드라마의 주연을 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실제로 초창기에 노역이 싫어서 촬영장을 이탈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불암, 김혜자, 고두심 등 노련한 연기자들 사이에서 김수미는 코믹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연기로 드라마를 살리는데 기여했다. 실제로 일용네 역으로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훗날 김수미는 그 시절을 회고하면서 기자에게 조연론을 펼친 적이 있다. "방송국에 들어와보니 나같은 미모는 흔했다. 미모로 승부해서는 경쟁력이 없었다"면서 "그렇다면 아무도 노리지 않는 엄마역을 선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엄마 역을 잘할 수 있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미요? 정말 좋은 배우예요. 한국 아니고 외국에서 태어났으면요.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하는 배우가 됐을 거에요. 난 걔 어떨 때는 너무 불쌍해요. 너무 많은 걸 가졌는데, 그걸 표현해 줄 역이 없었다는 게... (그 시대에) 제일 표현해 줄 수 있는 역이 일용 엄마였어요." 동료배우인 김혜자도 김수미의 연기력을 인정했다. 김수미의 유머 또한 언제나 한 수 위였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27일 오전 열린 고 김수미의 발인식에서 유족 대표가 영정을 들고 운구행렬을 이끌고 있다. [사진 = 본사 사진] 2024.10.28 oks34@newspim.com

"내가 혜자 언니한테 그랬지. 언니 김치 담글 줄 알아? 반찬 만드는 거 있어?(아니 없지) 그런데 왜 사람들은 허구헌 날 언니보고 국민엄마래. 맨날 내가 해주는 김치랑 밥만 먹으면서 국민엄마라고 하면 안돼지. 언니 대국민 사과 해야돼.(안돼. 나 대국민 사과하다가 웃다 쓰러져서 졸도 할지도 몰라)"

이후 '오늘의 요리','수미네 반찬'등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김수미는 엄마 손맛을 가진 조연배우로 이름을 날렸다. 또 틈틈이 글을 써서 책도 내고, 최근에는 신앙간증까지 하는 등 바쁘게 살았다.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는 물론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면서 식품회사까지 운영했으니 건강에 무리가 온 것이다. 

누구나 일등을 할 수는 없다. 일등이 있으면 꼴찌가 있다. 젊은 시절 '한국의 비비안 리'라는 칭송을 받던 김수미가 화려한 조명을 받는 주연배우를 고집했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일찌감치 명품조연을 목표로 최선을 다했던 '김수미의 조연론'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수미는 1등을 하지 못해도 괴로워하지 말고, 2등이나 3등을 목표로 달려가는 일이 더 즐거운 일이라고 우리에게 가르쳐 준 이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