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
"공공정책 수가 강화…중증·응급 등 6가지 우선순위 도출"
"의료 치료 결과에 집중…가치 기반 지불제도로 혁신"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1000여개 중증수술에 대해 수가를 인상하기로 했다.
또 필수의료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공공정책 수가를 강화하고, 치료의 결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가치 기반 지불제도를 도입한다.
복지부는 13일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특위(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크게 세 가지 보상체계 개혁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경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추진단장은 6일 '의료개혁 추진상황 브리핑'을 열었다. [자료=보건복지부] 2024.08.06 sdk1991@newspim.com 2024.08.06 sdk1991@newspim.com |
우선 정 단장은 "행위별 수가체계의 불균형 구조를 전면 혁신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가 제도는 모든 개별 행위마다 단가를 정해 지불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면서 "입원과 진찰 등 기본진료와 수술, 처치, 검체, 영상, 기능의 6개 유형으로 나누어진 약 9800개의 행위에 대해 수가를 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행위 유형 중 기본진료와 수술, 처치는 보상 수준이 낮고, 검체와 영상, 기능 유형은 보상 수준이 높다"면서 이로 인해 중증의 고난이도 수술을 하는 것보다 검사를 많이 할수록 유인이 커지는 구조에 대한 비판이 지속 제기되어 왔다"고 덧붙였다.
정 단장은 "이에 낮게 보상된 영역의 보상 수준을 높이고, 높게 보상된 영역의 보상 수준을 낮추는 전면 혁신을 추진한다"면서 "모든 수가를 한 번에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주로 이뤄지는 중증 수출로 보상 수준이 낮은 약 1000여개의 중증수술을 선별해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외에도 전문위 논의와 의료현장 의견을 반영해 저평가되어 있는 의료행위에 대해 수가를 적정수준으로 조정하는 단계적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 단장은 "의료 수가가 과학적 근거 하에 신속하게 조정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내에 '의료비용 분석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비용 분석위원회에서는 의료 수가의 기초가 되는 원가를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기틀을 마련한다"면서 "시간, 위험도, 인건비 등 기초자료의 타당성과 의료 수가의 적정성을 검토함으로써 수가 조정체계가 보다 과학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단장은 "행위별 수가제도의 기본이 되는 상대가치 제도와 환산지수 개혁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지난 7월 24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환산지수의 인상분을 저보상된 필수의료 분야에 활용해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점수 간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위에서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행 행위별 수가제의 불균형이 신속하게 조정될 수 있도록 환산지수와 상대가치점수 조정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오랜 기간 지속된 의료수가의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단장은 "필수의료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공공정책 수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필수의료 특성상 난이도와 위험도가 높은 분야, 응급진료 등 대기가 필요한 분야에는 더 많은 보상이 이뤄져야 하지만 현행 행위별 수가에서는 이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위에서는 집중 투자가 필요한 분야로 중증, 고난이도 필수진료, 응급, 야간과 휴일, 소아와 분만 분야, 취약지의 6가지 우선순위를 도출했다"면서 "이러한 우선순위를 감안해 공공정책수가를 보다 체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중증진료로서 난이도와 위험도가 높은 분야, 상시 대기가 발생하는 분야, 지역 특성상 인프라 유지 등 추가적인 비용 소요를 보장해야 하는 분야 등을 세밀하게 선정해 보다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들이 응급·중증 환자 등을 제외한 일반 진료를 대상으로 자율적 휴진에 들어간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7.12 choipix16@newspim.com |
끝으로 정 단장은 "행위별 수가제도로 인해 치료의 결과보다는 행위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게 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가치 기반의 지불제도'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의료의 목적인 '국민의 건강 회복'이라는 성과와 가치를 높이면서도 의료비 지출 증가를 제어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그는 "획일적 종별 가산제를 전면 정비해 성과 보상제로 전환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면서 "현재 상급종합병원이면 중증, 경증 구분없이 일률적으로 15%의 가산이 붙는 구조를 중증을 진료할 때 더 보상을 받고 경증을 진료할 때 덜 보상을 받는 구조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각 의료기관별 기능에 적합한 '적합질환군'을 선정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정 단장은 "앞으로는 의료기관이 적합질환 환자를 많이 진료할수록, 환자의 건강성과를 더 효과적으로 개선할수록, 불필요한 진료비를 줄일수록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외에도 정 단장은 "건강보험 수가 개선만으로는 필수의료가 외면받는 비정상적 의료체계가 정상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중증·필수의료 분야에 비해 위험도, 난이도, 업무강도가 현저히 낮은 특정 비급여 진료를 통해 과도한 수익을 올려 보상체계를 왜곡하는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산하 필수의료·공정보상 전문위 내에 비급여·실손 소위를 구성해 비급여 관리와 실손보험 개혁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면서 "소위에는 보건의료 및 보험전문가, 의료계, 보험업계, 환자·소비자 단체뿐만 아니라 복지부, 금융위, 금감원, 건보공단, 심평원 등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해 구체적 개혁방안을 깊이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단장은 "비급여 관리 강화에 대해서는 비급여 시장의 투명성 제고, 비중증 과잉 비급여 집중관리체계 구축에 초점을 맞춰 개선책을 논의 중"이라며 "비급여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장에서 기준 없이 제각각 쓰이는 비급여 명칭 등을 체계화, 표준화해 소비자·환자들이 어떤 행위와 치료재료인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비급여 공개제도를 개선해 항목별 단가를 공개하는 수준을 넘어서 총진료비,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 결과, 대체 가능한 급여 진료 등을 종합적으로 공개하여 환자·소비자가 비급여 진료를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단장은 "실손보험 개혁과 관련해서는 건강보험의 보완재로서 역할을 명확히 하고 그러한 원칙에 맞는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료개혁특위는 소위 논의를 통해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 합리화, 실손보험 상품의 관리 및 계약구조 개선, 보건당국과의 협력체계 등을 아우르는 전반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비급여·실손 개선에 대해서는 논의가 정리되는 대로 구체적 내용을 추가적으로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