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미국 담배 사업 중단 이후 3년 만...궐련형 전자담배 판매 추진
현지 맞춤형 제품 준비 중...판매 허가 시 현지서 '아이코스'와 맞대결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KT&G가 미국 사업을 중단한 지 3년여 만에 재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기존 일반 담배가 아닌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앞세웠다. 필립모리스와 손잡고 미국 식품의약국 규제 심사를 추진, 궐련형 전자담배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미국에 귈련형 전자담배 '릴'을 선보이기 위해 필립모리스(PMI)와 손잡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규제 심사 PMTA(Pre-market Tobacco Product Application, 제품 시판 전 판매허가 신청)을 추진하기로 했다.
KT&G는 2021년 말 미국 사업을 잠정 중단, 주요 수출국에서 제외한 바 있다. 1999년 미국 담배시장에 진출한 KT&G는 디스(THIS), 타임(TIME) 등 궐련 담배를 선보이며 점유율 경쟁에 나섰지만 현 담배산업 규제 심화와 시장 경쟁 심화로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22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릴 에이블 2.0 [사진= KT&G] |
관련해 당시 미국 내에서는 궐련담배에 대한 멘솔향 금지 법안과 미국 FDA의 니코틴 저감 규제강화 입법 등이 규제 강화 정책이 추진됐다. KT&G 담배 점유율은 2~3%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담배사업을 위해 예시해야하는 에스트로펀드(소송을 위한 자금)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KT&G의 예치금은 2021년 기준 1조 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추가 예치금은 약 2300억원으로 미국 연간 매출액과 맞먹는다.
그런데 이번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판 승인 추진으로 미국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은 성인 흡연자 수가 310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 시장이다. 일반 궐련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전환하는 수요를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승인을 받은 궐련형 전자담배 브랜드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유일하다. KT&G '릴'이 시판 허가를 통과하면 현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두 번째 브랜드가 될 전망이다.
KT&G는 현재 미국 시장에 내놓을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를 준비하고 있다. KT&G의 기존 릴시리즈는 솔리드, 하이브리드, 에이블 등이다. 이들 브랜드 가운데 미국 시장에 적합한 제품으로 재구성해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까지 KT&G의 주력 수출 모델은 '릴 솔리드'이며 최근 러시아 시장에 하이브리드 판매를 시작했다.
KT&G는 미국 시장을 겨냥한 새 전자담배 제품은 유렵 등 주요 해외시장에 테스트베드 형태로 먼저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소비자 반응을 점검한 뒤 미국 시장 판매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KT&G가 미국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판 허가를 받을 경우 중단했던 일반 궐련 담배 판매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회사 측은 "미국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또 허가 과정이 까다로운 편으로 사업 재개까지는 수 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KT&G 관계자는 "이번 PMI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NGP 제품의 미국 사업 진출을 위한 양사의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회사는 3대 핵심사업(NGP·해외궐련·건기식) 중심의 글로벌 확장과 구조적 전환을 바탕으로 미래비전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