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끝까지 뜨거운 관심을 받게 돼 감사드리죠. 저한테도 부담이고 고통스러웠던 작업이었는데 5년의 과정을 3개의 시즌으로 내놓을 수 있어서 그저 감사해요."
2020년 첫 선을 보였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이 지난 19일 시즌3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번 작품이 시즌3으로 오기까지 세계관을 확장시키며 여러 변주를 꾀했다. 5년간의 대장정을 이응복 감독이 이끌어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0.12.21 alice09@newspim.com |
"작품이 끝날 때 '시원섭섭하다'라는 말을 하는데 시원한 마음은 없는 것 같아요(웃음). '스위트홈'은 제가 연출한 작품 중에서도 가장 결이 달랐기 때문에 부담도 됐고, 엄청 고통스러웠던 작업이었어요. 그 과정을 5년에 걸쳐 3개의 시즌으로 선보였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그 과정을 함께 해준 스태프, 배우들의 힘이 컸고요."
시즌1은 은둔형 외톨이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 그린홈에서 사람이 괴물로 변하는 일을 겪는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시즌2에서는 욕망이 괴물이 되는 세상 속에서 생존자들이 그린홈에서 나와 새로운 터전 스타디움 벙커로 향하며 세계관이 한 번 확장됐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괴물화의 끝인 신인류의 시작을 맞이하게 된 세상에 다시 모이게 된다.
"큰 줄기는 원작의 세계관을 가져왔어요. 원작에서는 사람들이 아무 이유가 없이 괴물이 되고, 그리고 고치로 변하죠. 거기서 인간의 욕망을 소진한 다음에 다시 신인류라는 감정이 없는 인간으로 태어나게 돼요. 이게 '스위트홈'의 세계관인데, 이번 시즌에서 과연 인간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이웃과 친구, 가족이 신인류가 됐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남기고 싶었어요. 인간성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거죠."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난 19일 공개된 넷프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3'의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2024.07.25 alice09@newspim.com |
시즌2는 그린홈이라는 한정된 곳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새로운 터전을 찾아 나선다.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만큼, 새로운 터전의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그린홈 밖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수밖에 없었으나 기존 인물과 서사를 좋아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이러한 부분에 불호로 다가왔다. 그리고 시즌3에서는 방대한 인물의 서사를 그리다보니 전개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반복과 변주의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시즌1 캐릭터를 반복하면 덫에 빠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계관에 기반 해서 아포칼립스(세계종말을 주제로 하는 장르)느낌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새로운 그린홈과 주민들이 필요했거든요. 저한테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이 필요한 작업이었고요. 한정된 공간에서 밖으로 이야기가 나와야 했기 때문에 주인공의 변화는 필요했어요. 처음에는 비슷한 구성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보려 했는데 너무 차별성이 없어서 이걸 누가 봐줄까 싶더라고요.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와 소재가 합류 됐죠. 저는 똑같이 가는 게 힘들다고 판단했고, 나름의 기능은 다 했다고 생각해요."
원작이 있는 이야기를 3개의 시즌으로 만들기까지 무려 5년이 걸렸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을 선보였던 이 감독의 작품과 '스위트홈'을 비교하면 결이 다르다. 그렇기에 이번 작품은 어려운 도전이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난 19일 공개된 넷프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3'의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2024.07.25 alice09@newspim.com |
"이야기 흐름상 시즌2는 흩어진 인물들이 괴물화 사태를 겪으면서 미스터리를 쌓아갔다면 시즌3에서는 그 미스터리가 풀리고, 사람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괴물화 사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해 다뤘어요. 이 작품을 처음 준비할 때 웹툰이 너무 좋아서 단순히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시도를 했다가 작업하면서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했던 스태프들한테 '여기까지 하면 안 될까?'라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웃음). 그 말을 나중엔 서로 돌아가면서 하더라고요. 그렇게 힘들고 고난을 거친 과정이 있었는데 그래도 시즌3까지 해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기쁘죠."
신인류를 맞이하게 된 '스위트홈'은 시즌3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시즌2, 3이 시즌1과 같은 폭발적인 사랑을 받기에는 아쉬운 점이 남지만 이응복 감독은 이러한 호불호가 나뉘는 평가들에 대해 "일희일비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시즌1부터 시즌3까지의 반응이 모두 달랐어요. 평가의 순간에 일희일비하고 싶지 않아요. 이건 시청자들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초심을 잃지 않아야 다음 작품을 더 재미있게 만들고 스스로도 발전이 있다고 느껴요. 초반에는 혹평 받은 작품이 나중에는 좋은 평가로 기록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쓴 소리도 저에게는 좋은 상이라고 느껴져요. 쓴 소리가 화풀이의 문화가 아니라 유쾌한 문화가 됐으면 해요. 그래야 이걸 레퍼런스 삼아 더 좋은 작품이 생길 거라 믿거든요. 그래서 쓴 소리도 재미있게 해주셨으면 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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