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성수동 쉬인 팝업 스토어 방문
가장 비싼 제품이 5만원…만원 이하 대부분
저품질·저비용…기존 업계 방향과 반대
업계선 성공 가능성 낮게 점쳐…"경쟁자 아냐"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가격이 확실히 저렴하긴 한데, 한 철 입고 버릴 바에야 그냥 1~2만원 더 주고 스파 브랜드에서 튼튼한 거 살 것 같아요".
오픈하자마자 팝업 스토어를 들렀다는 김모(30) 씨는 "옷 퀄리티가 좋지 않기도 하고 디자인이 난해하거나 한국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해서 구매욕이 들지는 않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9일 성수동에 위치한 쉬인의 '스타일 인 쉬인' 팝업스토어 매장 내부. 2024.07.09 whalsry94@newspim.com |
9일 패션 리테일러 쉬인이 성수동에 문을 연 팝업 스토어를 찾았다. 쉬인은 전날부터 오는 14일까지 팝업스토어 '스타일 인 쉬인'을 오픈했는데, 이날 오전 손님 없이 취재진을 대상으로만 매장을 공개했다.
2개 매장 크기, 2층 규모로 꾸며진 팝업에서 역시 눈에 띄는 것은 가격 경쟁력이었다. 티셔츠류는 거의 만 원대 이하였고, 바지도 2만원을 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고가인 트위드 등은 3~4만원대였고, 매장에서 가장 비싼 제품이 55000원 재킷이었다.
1층 한쪽에 따로 위치한 '김유정 컬렉션'도 가격은 마찬가지였다. 티셔츠 한 장이 6800원으로, '가성비'를 앞세우는 스파 브랜드와 비교해도 저렴한 수준이었다.
다만 저렴한 가격만큼의 퀄리티였다. 박음질이 제대로 안 된 부분이나 아래쪽 부분 마감처리가 안돼 흐늘흐늘하게 늘어진 상의도 종종 보였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9일 성수동에 위치한 쉬인의 '스타일 인 쉬인' 팝업스토어 매장 내부. 2024.07.09 whalsry94@newspim.com |
쉬인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1000명가량이다. 그는 "최대한 다양한 스타일과, 브랜드 중에서도 자신 있게 내보일 수 있는 브랜드가 (매장에) 갖춰져 있다"며 "직접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제품을 최대한 많이 보여줄 수 있는 (매장형) 팝업 스토어로 꾸미게 됐다"고 설명했다.
쉬인은 국내에서 일명 '동대문 쇼핑몰' 입점 비율이 높은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과 경쟁사로 묶인다. 다만 쉬인 측은 이들은 중개 플랫폼이고, 자신들은 '다품종 소량 생산'을 기본으로 하고 제품이 모두 자체브랜드인 '리테일러'라고 강조했다. 쉬인은 컬렉션을 우선 출시한 다음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의 수요가 뒤따르면 그때 제품을 더 생산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유럽 등에서 문제시되는 '환경오염' 논란 등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쉬인 관계자는 "다품종 소량 생산의 재고율은 다른 스파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고객 수요가 높은 제품만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9일 성수동에 위치한 쉬인의 '스타일 인 쉬인' 팝업스토어 매장 내부2024.07.09 whalsry94@newspim.com |
쉬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현재 패션업계를 역행한다.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 기존 동대문 쇼핑몰을 베이스로 하던 플랫폼도 국내에서 패션이 점차 '사치재'로 인식되고, 10대 등 젊은 연령층에서마저 '명품'이 성행하자, 고가와 고품질을 앞세운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을 늘리고 있다. 29CM, W컨셉, 무신사와 같이 이미 디자이너 브랜드만 입점된 플랫폼도 다수 존재한다. 이에 비해 쉬인은 상대적으로 저가의 저품질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쉬인'의 국내 성공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쉬인 앱은 이미 진작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었고 본격 진출 선언 외 소비자 측면에서 와닿으리만큼 개선된 기능, 상품의 품질, 배송 및 cs 개선 등이 없다"며 "큰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국내 2030 고객층은 초저가 패션보다 출근룩, 하객룩 등 중저가 의류에 관심이 많다"며 "크게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쉬인 측은 이번 팝업을 시작으로 한국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쉬인 측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은 없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만한 팝업을 많이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