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권 전량을 폐기할만큼 새 앨범에 공 들여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년 동안 활동했지만 지금 꿈이 가장 창대한 것 같아요. 제 회사를 설립했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인코드 소속 아티스트는 새롭다는 결과를 만들고 싶어요."
2003년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재중이 자신의 회사 '인코드(iNKODE)'를 설립하고 20주년을 맞아 네 번째 정규앨범 '플라워 가든(FLOWER GARDEN)'으로 돌아왔다. 2년 만에 국내에서의 신보를 발매하는 만큼, 작사를 비롯해 앨범 제작 전반에 참여하며 더욱 완벽한 앨범으로 의미를 더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김재중 [사진=인코드] 2024.06.27 alice09@newspim.com |
"20주년인데 참 믿기지 않는 것 같아요. 시간에 비해 돌아보면 해온 게 많이 없는 것 같아요. 과거를 회의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의 미래를 위해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반성을 하는 요즘이고요(웃음).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20년이란 시간 동안 영광의 순간도 많았지만, 아직도 저를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영광스러운 나날이자,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정규앨범은 20주년을 자축하면서도, 저에게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에게 헌정하고 싶은 앨범이기도 해요."
앨범은 20년간 걸어온 김재중의 발자취는 물론, 형형색색 꽃과 같은 팬들의 사랑이 비춰져 비로소 빛이 날 수 있었다는 의미가 담겼다.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Glorious day)'를 포함해 무려 14개의 트랙이 수록됐다.
"예전에 회사에 소속돼 있을 때 앨범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지원이 많이 없다고 생각해서 불만을 가진 적도 있어요. 그러다 제가 회사의 대표가 되고, 이렇게 정성스럽게 앨범을 만들었을 때 '이게 과연 회사에 득이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완전 득이죠. 하하. 회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생각해서 가능성을 줄이고 시작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 정말 많은 비용을 들였어요. 앨범을 듣는 시대는 아니지만, 저를 만나기 위해 사야 하는 티켓과 같은 음반이 아니라 소장가치가 있는 음반으로 만들고 싶더라고요. 팬들이 돈을 주고 앨범을 사는 건데, 그 정도의 값어치는 하는 앨범으로 만들었고 싶었어요."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김재중 [사진=인코드] 2024.06.27 alice09@newspim.com |
이번 앨범에는 14곡이 수록된다. 이는 김재중이 발매했던 앨범 중 가장 많은 트랙이 담긴 앨범이다. 또 김재중은 대부분의 곡 작사에 참여하며 앨범의 완성도를 높임과 동시에 진정성을 더했다.
"앨범을 준비할 때, 일본 활동에 주력하고 있었는데 정체성에 혼란이 왔었어요.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 뭘까?'라는 걸 찾게 됐고, 긴 시간 솔로 활동을 하면서 다채로운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거죠. 솔로 앨범을 하면서 제가 가장 함축적으로 담긴 앨범이 이번 '플라워 가든'이라고 생각해요. 제 음악을 처음 접하시는 분들은 모르실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응원해준 팬들은 '김재중이라는 사람이 이런 표현도 할 수 있게 됐구나'를 알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어요. 모든 곡마다 열심히 쓴 메시지가 있으니 귀와 눈이 즐거운 앨범이 됐으면 해요."
2003년 데뷔해 전성기를 맞던 김재중은 2009년 첫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분쟁으로 그룹에서 탈퇴했다. 그리고 그를 지상파 예능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최근 KBS2TV 예능 '편스토랑'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김재중 [사진=인코드] 2024.06.27 alice09@newspim.com |
"눈물이 나더라고요. 지상파 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작은 꿈 중 하나였는데, 그걸 이뤄서 너무 감동이었어요. '편스토랑' 녹화가 끝나고 집에 갔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고요(웃음). 또 부모님이 기뻐하실 생각을 하니까 벅차기도 했고요. 지상파에서 아무래도 SM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요. 지상파의 수익 공연 구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방송에 나가면 불편해 할 누군가가 있으니까요. 지상파 입장에서 저라는 사람 하나 출연하는 것보다, SM의 IP 전체가 출연하는 게 훨씬 이득이잖아요. 그렇다고 사이가 안 좋은 건 절대 아니에요. 하하. 과거는 다 청산하고 사이가 좋은데 외부에서 많이 눈치를 보시더라고요. SM과 저희, 사이 나쁘지 않습니다."
앨범 발매와 동시에 지상파 출연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고, 솔로 콘서트 또한 앞두고 있다. 이제는 '소속 아티스트'가 아닌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대표가 된 만큼, 이번 20주년은 김재중에게 남다른 의미를 남겼다.
"앨범 만족도는 300%입니다. 사실 앨범 샘플을 보다가 미세한 오타를 발견해서 8만권 전량을 폐기했어요. 팬들에게 소장할 수 있는 앨범을 선물하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된 거잖아요. 그래서 재생산을 하기로 했는데 그럼에도 만족도는 높아요. 이제 소속사의 대표가 됐는데 지금 꿈은 가장 창대해요. '인코드'라는 회사를 통해서 나오는 아티스트들은 정말 새롭다는 결과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 과정이 너무 상업적이거나, 감성적이지 않게요. 또 시대의 흐름을 바꾸고 싶고요. 가수로서는 인류가 만든 숫자라는 나이로 저를 변화시키지 않고, 하고 싶은 걸 최대한 많이 하면서 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