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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물풍선 北주민에겐 '쉬쉬'…김여정, '표현의 자유' 운운할 자격 있나

기사입력 : 2024년06월04일 09:22

최종수정 : 2024년06월04일 11:26

남한 시위 사진에 빌딩·차량은 숨겨
외부정보 철벽 차단해 독재체제 유지
대북전단은 김정은 변화 압박할 수단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들은 요즘 대남선동에 한창이다.

서울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주장을 연일 전하면서 대한민국이 엄청난 혼란과 소용돌이에 휩싸인 양 대대적인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4일 아침 노동신문은 '분노가 치솟는다.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제목으로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린 92차 촛불시위 소식을 소개했다.

주로 국내 정치나 여야 갈등 문제보다 '전쟁 위기・안보 위기' 등을 주장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친미・친일 굴종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게 눈길을 끈다.

신문은 "서울과 대전・광주・대구・경기도 등지의 대학교들에서 윤석열 괴뢰의 범죄행위를 성토하고 윤석열 탄핵, 국민의힘 해체 투쟁에 나설 것을 주장하는 대자보 게시 운동이 일제히 전개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런데 신문이 전한 8장의 시위 사진에는 반정부 피켓을 든 군중들의 장면만 등장한다.

도심지 시위인데도 주변의 빌딩이나 차량행렬은 없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 언론이 보도한 시위 사진 가운데 군중에만 초점을 맞춘 앵글만 선택적으로 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노동당의 선전선동 담당자나 매체 실무자들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어떻게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대남선동은 펼쳐야 하겠는데 자칫 서울의 모습이 노출되면 대한민국의 발전상이 드러나 김정은 체제의 거짓 선전이 들통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4일 자 북한 노동신문이 전한 남한 내 반정부 시위 사진. 게재된 8장의 사진 모두가 주변 고층빌딩이나 차량 행렬은 보이지 않도록 처리됐다. [사진=노동신문] 2024.06.04

요 며칠 간 듣기만 해도 역겨운 오물풍선 소동으로 우리 국민의 대북감정을 악화시키고 국제사회로부터 이미지도 실추시킨 북한은 주민에게는 이런 사실을 철저히 감추고 있다.

3500개의 대형 풍선에 15톤에 이르는 쓰레기와 분변 등을 실어 보내고,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나서 이른바 '담화'까지 발표하는 소동을 피웠지만 내부에선 접할 수 없는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만으로 이를 알렸을 뿐이다.

김여정은 쓰레기 풍선을 띄우며 '표현의 자유'라고 강변했지만 정작 내부 엘리트나 주민들에게는 보도통제를 하는 자가당착적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김정은과 노동당・군부의 지배세력이 이런 행태를 벌일 수 있는 건 70여년 넘도록 폭압적 체제를 유지하면서 이른바 '수령독재'를 펼쳐온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주민들이 외부 세계와 접촉하는 걸 철저히 막고 '지상낙원'이나 '김정은 태양' 등의 얼토당토 않는 세뇌와 사상교양을 강요해온 대목이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21일 준공식을 가진 평양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뒷편으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와 나란히 걸린 김정은 초상화가 보인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4.05.22

하지만 이런 동토의 땅에도 최근들이 균열이 커지는 모양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요가 유행하고 '남조선 억양・말투'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평양판 한류에 놀란 김정은이 4년 전 반동사상문화교양법을 만들어 한국 드라마를 단순 시청만 해도 징역 5~12년 형에 처하고 심하면 사형시키는 가혹한 형벌을 가하도록 했지만 젊은 세대의 외부세계를 향한 호기심을 막지는 못하고 있다는 게 탈북 고위 인사들의 전언이다.

해외 근무 중이던 외교관・주재원이 가족을 동반해 탈북・망명하고 선박을 이용해 일가족이 목숨을 건 탈북을 시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1일 문을 연 노동당 중앙간부학교는 내부의 변화 요구에 '물먹은 담벼락처럼' 허물어져가는 체제를 지켜내려는 김정은의 마지막 방파제와 같다.

개교 행사 직후 핵심 측근인 조용원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와 김덕훈 총리, 최선희 외무상 등을 한 강의실에 몰아넣고 공산주의 철학 등을 재교육 시키는 장면을 연출한 건 상징적이다.

북한 체제에서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탈북을 주민들은 대북전단이나 방송이 자신이 선택에 큰 힘을 줬다고 입을 모은다.

김씨 일가의 세습독재에서 나고 자라 외부세계를 알 도리가 없었는데 북한 체제의 문제를 일깨우고 한국의 발전상을 소개하는 콘텐츠에 마음이 끌렸다는 것이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5월 1일 오후 경기도 파주 육군 9사단 교하소초에서 병사들이 임진강변에 설치된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시설을 철거하고 있다. 2018.05.01

정부가 재개를 검토하는 휴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북한군 병사들에게 김정은 체제의 열악한 실상이나 인권 문제뿐 아니라 기상정보와 한류 문화를 전달해주는 전령 역할을 해왔다.

평양으로부터 하달되는 엉터리 일기예보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정확도,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는 걸그룹의 노래 등이 청년 병사들의 가슴 속에 자유와 민주를 일깨운다는 얘기다.

이들은 휴가 때나 전역 후 북한 각지의 고향으로 돌아가 접경지역에서 체감한 북한의 현실과 한국 사회의 풍요를 전파하고 있다.

외부세계와 차단된 채 벗어날 수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정보를 접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대북전단과 방송・확성기 등은 김정은 독재체제의 변화를 유도할 소중한 수단이다.

북한의 반발은 당연한데도 이에 맞추려는 듯 서둘러 만든 '대북전단 금지법'을 헌법재판소가 표현의 자유 제한을 이유로 위헌 판결을 내린 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다.

그런데도 대북전단을 두고 '저열하다'고 평가한 어느 전직 대통령의 자서전은 어안이 벙벙하게 만든다.

그가 김정은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라는 모욕을 당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더욱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저녁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파안대소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북한의 저열한 오물풍선에는 일언반구 못하고, 그 책임을 한국 정부에 돌리며 '안보 위기' 운운하는 일부 정치권과 전문가 그룹에게는 진중한 공부를 권하고 싶다.

9년 전 여름 목함지뢰 도발로 군 복무 중이던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심각한 부상을 입힌 김정은이 왜 협상을 간청하고 사과까지 했느냐 하는 전말을 되짚어 보라는 얘기다.

그때 북한의 위협에 굴복해 유야무야 넘기고 대북전단과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면 남북관계사에는 또 한 번의 치욕적 기록이 남았을 게 분명하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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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의혹' 강선우 살린 까닭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살리기로 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낙마자 없이 넘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상징적인 낙마자로 이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다. 야당이 강력히 요구한 두 명 중 한 명을 낙마시킴으로써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독주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려 한 것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후보자 낙마가 측근인 강 후보자에 비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강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현역 의원 낙마 1호라는 불명예를 안게 돼 의원직을 수행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 후보자 낙마로 강 후보자를 구제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마련된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06.26 gdlee@newspim.com 이 대통령과 여권 핵심은 지난주 이미 한 명 낙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일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돼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특히 주말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의견을 구한 것은 최소한 한 명의 낙마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야당 대표까지 만나고 모든 후보자를 밀어붙일 경우 독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한 낙마자 제로는 이 대통령의 결단을 부각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낙마자는 없다'는 여당의 강경론에도 이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과 민심을 수용하는 모양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진 사퇴가 아니라 지명 철회라는 강수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을 취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6 mironj19@newspim.com 관심은 낙마자가 한 명이냐, 아니면 두 명이냐였다. 두 후보자 모두 낙마 1순위였다. 한 명을 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논문 표절과 자녀 불법 조기 유학 의혹이 불거진 데다 전문성도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은 이 후보자의 낙마는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다. 여기에 강 후보자까지 포함시킬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파상 공세를 취하는 야당이 문제가 아니었다. 두 후보자에 대해 진보색이 강한 시민 단체마저 낙마를 요구했다. 여론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자칫 지지 세력이 등을 돌릴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자 낙마와 강 후보자 구제는 여당 기류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주변에서 "이 후보자는 외부에서 추천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은 낙마자가 나올 경우 1순위는 이 후보자가 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낙마하더라도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 분위기는 더 노골적이었다.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입단속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침이 없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난주 중반까지 여론이 싸늘했지만 그 이후 당 주변에서는 더 이상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달랐다. 김상욱 의원에 이어 강득구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 후보자를 비판하며 거취를 거론했다. 강 의원은 "연구 윤리 위반, 반민주적 행정 이력, 전문성 부족 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 결격 사유"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낙마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듯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문제가 컸지만 이재명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유능함도 보여주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여권이 갑질 논란이 심했던 강 후보자를 감싼 논리가 유능함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유보 통합 등 교육 정책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조차 숙지하지 못해 전문성에 심각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여당 의원들조차 "어떻게 그런 것도 대답을 하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임명이 안 된 11명의 장관 후보자 중 지명 철회는 이 후보자 한 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강 후보자는 임명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강행하려면 절차상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해야 하는 만큼 이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임명한다고 해도 부담은 남는다. 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상당수 민주당 보좌진들과 정서적으로 등을 지게 될 수밖에 없다.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시민단체의 입장도 부담이다. 야당은 여론을 돌리기 위한 파상 공세에 나서고 있다. 강 후보자도 갑질 장관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에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향후 여론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leejc@newspim.com 2025-07-2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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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왕즈이 꺾고 日오픈 우승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시즌 6승을 달성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2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2위·중국)를 42분 만에 2-0(21-12 21-10)으로 완파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안세영(왼쪽)이 20일 일본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중국의 왕즈이와 시상대에 올랐다. [사진=BWF 동영상 캡처] 2025.07.20 zangpabo@newspim.com 안세영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한 게임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이로써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에 이어 일본오픈까지 올해에만 6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부상으로 불참한 일본오픈에선 2023년 이후 2년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안세영은 왕즈이와 상대 전적에서도 13승 4패로 격차를 벌렸다. 특히 올해는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에 이어 일본오픈에서 왕즈이를 잇달아 꺾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안세영이 20일 왕즈이와 일본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마지막 게임 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사진=BWF 동영상 캡처] 2025.07.20 zangpabo@newspim.com 1게임 10-10으로 맞선 게 유일한 접전이었다. 안세영은 이후 8득점을 내리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2게임에서도 두 번 연속 5득점 하며 손쉽게 왕즈이를 꺾었다. 안세영은 22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중국오픈에서 시즌 7관왕에 도전한다. 남자복식 서승재-김원호 조(3위·이상 삼성생명)도 세계랭킹 1위인 말레이시아의 옹유신-테오예이 조를 2-0(21-16 21-17)으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서승재와 김원호는 올해 말레이시아오픈, 독일오픈, 전영오픈, 인도네시아오픈에 이어 5번째 우승을 합작했다. zangpabo@newspim.com 2025-07-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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