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낮춰주고 중도금 무이자 제공하는 청약 단지 ↑
"부동산 시장 침체…금융혜택 중요성 더 커질 것"
건설사 재정상태 잘 살펴봐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고금리 기조 지속과 부동산시장 조정기가 맞물리며 분양 시장이 얼어붙자 건설업계가 계약금을 낮춰주거나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 제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돼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데다 시중은행 금리도 다시 인상되는 등 수요자들이 은행 대출에 의지하기가 어려워진 만큼 자금 부담을 낮춘 단지들의 메리트가 커지고 있어서다.
분양가 인상까지 맞물리며 수요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금융 혜택 중요성은 앞으로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 분양시장에서 수요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금융 혜택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건설업계가 계약금을 낮춰주거나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 제공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아파트 전경 [사진=뉴스핌DB] |
◆ 계약금 낮춰주고 중도금 무이자 제공하는 청약 단지 ↑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최근 청약을 진행하는 단지에서 계약금을 낮추거나 중도금 이자를 대신 내주는 등 금융 혜택을 내걸고 있다.
일반적으로 분양에 당첨되면 대부분 분양가의 10~20%에 해당되는 계약금을 낸다. 이후 분양가의 40~60%을 중도금으로 보통 6회에 걸쳐 내야 한다. 잔금은 입주 시점에 납입한다.
당첨자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은 중도금이다. 비중이 큰 만큼 중도금의 경우 보통 건설사가 주선하는 금융회사를 통해 대출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에 따른 이자를 내야 한다.
6억~7억원에 달하는 분양 주택의 경우 중도금(분양가의 60%)은 3억6000만~4억2000만원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라고 가정했을시 중도금 이자만 1800만~2100만원에 달하게 된다.
이에 건설사 입장에선 수요자들의 부담을 줄여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중도금 이자를 대신 부담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최근 두산건설이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원에 선보이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의 경우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계약금 1차 1000만원 정액제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한다.
또 대우건설이 경기 평택시 평택화양지구 일원에 공급하는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의 경우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 조건으로 신청할 수 있다. DL이앤씨가 강원도 원주시 일원에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 2회차 역시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이 경북 포항시 일원에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역시 중도금 대출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계약금을 낮춘 단지들도 있다. DL건설은 경기 의정부시 신곡동 'e편한세상 신곡 시그니처뷰'에 계약금 1차 1000만원 정액제를, 두산건설은 부산진구 양정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양정'에 계약금 5% 혜택을 각각 제공 중이다. GS건설이 지난해 분양한 '고촌 센트럴자이'는 미계약분 잔여가구 선착순으로 당초 10%였던 계약금을 5%로 받고 있다.
◆ "부동산 시장 침체…금융혜택 중요성 더 커질 것"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이같은 금융 혜택의 중요성은 앞으로 한층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26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돼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든데다 시중은행에서도 대출 금리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3.50%다.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7.03%에 달한다. 수요자들이 납부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분양가 인상도 맞물리며 내집 마련을 하기 위한 수요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1743만원으로 전년 동월(1571만원)보다 10.96% 올랐다. 특히 경기 24.83%(1723만원→2151만원), 서울 21.03%(3063만원→3707만원), 전남 16.97%(1061만원→1241만원), 강원 15.40%(1268만원→1464만원) 등은 상승률이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하지만 금융혜택이 있다고 무작정 계약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사의 재정상태를 꼼꼼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데다 지난 3~4년간 무리한 수주와 미분양으로 인해 수중에 자금이 없는 건설사의 경우에는 이자를 대신 납부하지 못하면서 당첨자가 이자를 떠안을 위험성도 존재한다.
분양가 7억원으로 책정된 가구일 경우 2년 동안 부담해야할 중도금 이자는 2100만원이다. 분양물량이 500가구라고 쳐도 건설사가 부담해야 하는 중도금 이자만 105억원에 달한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일 경우 중도금 이자만 200억원을 훌쩍 넘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금리가 아직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만큼 금융 혜택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절감해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