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환경

속보

더보기

설 앞두고 치솟는 과일값에 소비자도, 자영업자도 '한숨'

기사입력 : 2024년02월06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2월06일 06:00

저렴한 전통시장서도 '못난이 과일'만 인기
"손님은 안 줄었지만 씀씀이 줄어"
동네 과일 가게 "대목 못 느끼기 어려워"
예산 100억 추가 투입에도 물가 고공행진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한파 등으로 인해 오름세를 이어가던 과일값이 설을 앞두고 한층 더 오르고 있다. 고물가에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시장 상인들은 설 대목을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제사상에 올라가는 사과와 배 가격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8%, 41.2% 치솟았다. 제철 과일인 딸기와 귤 가격도 각각 15.5%, 39.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전날인 5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을 둘러보니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강한 바람까지 부는 날씨에도 시장은 발디딜 틈도 없이 북적였다. 설 연휴를 앞두고 치솟은 과일값에 조금이라도 저렴한 과일을 찾고자 시장을 방문한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설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이 제수용 과일을 사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하지만 시장을 찾은 이들 중에서 과일을 여러 개 구매하는 이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알이 크고 흠집이 없어 상품(上品)으로 분류된 과일은 하나씩 구매해 가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시장 상인들은 손님이 예년보다 줄진 않았지만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10년 동안 가게를 운영한 이모(36) 씨는 "사과 한 상자당 가격이 작년에 비해 2배가량 올랐다"며 "작년에는 제사상에 5개씩 사과를 올리던 손님들도 올해는 3개, 1개씩만 사간다"고 말했다.

대신 손길이 향한 곳은 알이 작고 흠집이 있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못난이 과일이다. 대형마트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2500원에 못난이 배를 판매하고 있던 한 가게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한 소비자는 2500원의 가격도 아쉬운지 '500원만 더 깎아달라'며 현금 2000원을 내밀기도 했다.

5일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못난이 배를 개당 2500원에 판매하는 한 가게 앞에 손님들이 몰려있다.[사진=노연경 기자]

치솟은 과일값에 동네 과일가게도 사정도 시장과 다르지 않다. 종로구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과일 가격이 많이 올라 손님이 줄었냐'고 묻자 "언론에서 하도 과일값이 올랐다는 얘기를 하니까 더 손님이 없는 것 같다"며 손사래를 치며 취재 요청을 거부했다.

또 다른 과일가게에서 만난 김모(65) 씨는 "손님들이 사가면서도 비싸다고 얼마나 투덜대는지 모른다"며 "다들 지갑 열 생각을 안 한다. 얼마냐고 물어보는 손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대목인데 몇만원 못 팔고 있다"며 "전에는 딸기 사러와서 사과도 사가고 했는데, 요즘에 다들 비싸다며 하나씩만 사간다"고 푸념했다.

과일이 주재료인 브런치 카페나 탕후루 가게도 급격하게 인상된 과일값에 타격을 입었다. 종로구에서 6년째 브런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32) 씨는 올해 처음으로 겨울 한정메뉴인 딸기라떼를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씨는 "작년엔 딸기 한 팩에 3000원에도 샀는데 요즘은 한 팩에 1만2900원정도 하니까 딸기청을 도저히 만들 수 없다"라며 "밀가룻값에 과일값까지 오르니까 남는 게 점점 없어지고 있지만 최대한 가격 인상을 미루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후죽순 늘어나 안 그래도 경쟁이 심한 탕후루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안정되지 않는 과일값에 전전긍긍한다. 작년 새로 연 탕후루 가게는 총 1352곳으로 집계됐다. 경쟁업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이 중 45곳이 한 달을 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에서 탕후루 가게를 운영하는 김(28) 씨는 "설 때문에 최근에 과일값이 더 오른 것 같다"며 "이 가격이 설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며 지금 가격으로 파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과 등 과일 가격이 오른 이유는 산지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사과가 열리기 전 꽃을 피우는 봄부터 냉해 피해가 시작됐고, 일조량을 충분히 받아야 하는 여름에는 비 오는 날이 많아 수확량이 줄어들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지난 2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사과·배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해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을 100억원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장기적인 산지 가격 상승으로 오른 과일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다.

yk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