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 경호실장 이모씨 공범 지목…"재벌 3세, 남성 아닌 것 알고 있어"
전청조 "떳떳하고 싶어" 주장에 재판부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는데 피해자 마음 상처 아물 수 있냐" 지적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자신을 재벌가의 숨겨진 자식이라고 속여 30억여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28) 씨가 법정에서 "떳떳해지고 싶다"고 진술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해자들에게 두 번 상처 주는 일"이라며 나무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전씨의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송파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전청조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재혼 상대였다. 2023.11.03 leemario@newspim.com |
전씨는 나란히 재판을 받는 '경호실장' 이모(27) 씨를 공범으로 지목했다.
앞서 이씨는 전씨의 경호원 행세를 하며 전씨가 거주한 송파구 고급 레지던스와 슈퍼카를 자기 명의로 단기 임차하고 21억원 이상을 자신의 명의 계좌로 송금받아 관리하며 그중 2억원 상당을 취득하는 범행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바 있다.
증인으로 재판장에 선 전씨는 해당 공판에서 이씨가 자신이 여성이라는 점과 제벌 3세가 아니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어 이씨에 대해 "굉장히 좋아했고 의지했다"면서도 "이씨에게 올바른 것을 시키지 못해서 미안하다. 다만 같이 거짓말했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좋아했다면서 이같이 말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저도 굉장히 힘들다"며 "많은 언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혐의를) 단 한 건도 부인하지 않았다. 나중에 떳떳해지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이씨도) 벌을 받고 저도 최대한 벌을 받고 다음에 떳떳하고 올바르게 되고 싶어서 사실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법정 안에 있는 피해자들이) 전씨의 말을 들을 수 있다"며 "피해가 복구되지 않았는데 증인이 이같이 말한다고 해서 마음의 상처가 아물 수 있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떳떳하다', '올바르다'는 단어 사용법에 대해 잘 생각해 보라"며 "피해자에게 두 번 상처를 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일갈했다.
전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유명 기업 파라다이스 재벌가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피해자 22명에게 접근해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등 명목으로 27억2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한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5명으로부터 3억58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 역시 받고 있다.
전씨의 사기 행각은 전 연인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3) 씨와의 결혼 발표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밝혀졌다. 이후 지난해 11월29일 사기와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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