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도 "전례없는 민주주의 위협" 비판
트럼프, 아이오와주 지지율 과반 넘기며 독주 채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을 문제 삼으며 미국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대선 모금 행사에서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하면 첫날은 독재자가 되겠다'는 발언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는 이 말을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고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직공했다.
이날 오전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도 취재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헌법을 무력화하고, 자신을 비판한 이들을 박해하기 위해 정부 권력을 남용하며,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은 1·6 의회 폭동사태 이전부터 최근 몇년간 우리의 민주주의에 가해진 전례없는 위협으로부터 미국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재임시절 대선 불복과 1·6 의회 폭동 사태 등을 통해 이미 미국 헌법과 민주주의를 위협해왔다고 지적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이 확실시 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을 부각시켜 반대 여론을 결집해가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폭스 뉴스와의 타운 홀 행사 도중 자신이 재집권할 경우 독재 정치를 펼칠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을 받자 "지금 독재자가 되지 않을 것이죠라고 묻는데 그렇지 않다. (취임) 첫날은 빼고"라고 답했다.
이어 "취임 첫날엔 멕시코와 남부 국경을 차단하고 석유 시추를 확대하는 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시 권위적인 독재 정치를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뉴욕 공화당 갈라 행사에서도 "나는 단 하루만 독재가가 되고 싶다고 했을 뿐"이라면서 "내가 왜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한 줄 아느냐? 국경 장벽을 다시 건설하고, 석유 시추를 재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첫 경선지인 아이오와주에서 지지율이 과반을 넘기며 독주 채비를 굳힌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NBC 방송이 첫 경선일을 불과 한달 앞두고 아이오와주 공화당 코커스 참석 예상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대통령의 지지율은 51%를 기록하며 타 후보들을 압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10월에 비해서도 8%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격돌하게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