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석연찮은 판정속 수적 열세 극복 못해
벨 감독 "심판 판정 의구심 든다" 강한 불만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남북 여자축구 6년 만에 격돌했다.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속 수적 열세에 놓인 한국은 완패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30일 원저우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에서 북한에 1-4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여자축구가 아시안게임 4강 무대에 오르지 못한 건 5위로 마친 1998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이다.
북한 선수들이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KFA] |
벨 감독은 제공권 장악에 능한 박은선(서울시청)을 최유리(버밍엄 시티), 손화연(현대제철)과 함께 최전방에 세웠다. 중원은 지소연, 전은하(수원FC), 천가람(화천 KSPO)이 맡았다. 백4엔 장슬기, 김혜리(이상 현대제철), 심서연, 추효주(이상 수원FC)가 포진했다. 골문은 최고령인 김정미(현대제철)가 지켰다.
양팀은 초반부터 신경전을 펼쳤다. 전반 2분 지소연이 북한 수비진에서 돌파할 때 홍성옥이 거친 태클을 걸었다. 양팀 선수들이 '벤치 클리어링'을 연상시키는 몸싸움을 벌였다. 전반 5분엔 리학이 페널티지역에서 반칙을 범했으나 태국 주심이 못본 척 넘어갔다. 이번 대회에선 비디오 판독(VAR)이 없다.
전하은이 30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에서 북한선수와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 = KFA] |
전반 10분 김혜리가 오른쪽 측면 코너킥을 올렸다. 박은선과 북한 선수가 공중볼 다툼을 하는 사이 볼이 뒤로 흘러 리혜경 발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 자책골이 됐다. 북한은 0-1로 뒤진 전반 20분 동점골은 터뜨렸다. 프리킥 기회에서 리학이 오른발 감아차기로 한국 골문의 오른쪽 구석을 갈랐다.
전반 40분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손화연이 퇴장 당했다. 박은선이 후방에서 긴 프리킥을 쐈고 손화연이 헤더로 연결하기 위해 돌진하다가 북한 골키퍼 김은희 주먹에 맞았는데 오히려 주심은 손화연에게 경고를 줬다. 손화연은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전반은 어렵게 1-1로 마쳤으나 후반들어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에만 3골을 내줬다.
벨 감독은 경기 후 "이런 심판이 훌륭한 심판일까에 대해 의문"이라며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는 심판 판정이 중요하다. 심판 판정에 의구심이 든다. 더 전문적인 심판을 섭외해야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인공기가 새겨진 흰색 반소매 티셔츠를 맞춰 입은 북한 응원단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가 시작되자 '이겨라, 이겨라! 조선 이겨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자책골이 나오자 일순간 침묵했지만 전반 20분 리학의 오른발 프리킥이 들어가자 함성이 다시 커졌다. 일부는 벅찬 감정을 억누르며 울먹이기도 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