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회장 연임 도전 관심…8월 3~4명 숏리스트
허인·이동철·양종희 3인 부회장 유력 후보군
금감원장 '공정' 강조하자 관료 출신 가능성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오는 11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내달 차기 회장 2차 후보군(숏리스트)이 확정될 예정이다. 숏리스트를 앞두고 윤종규 회장이 한차례 더 회장 도전에 나설 것인가가 관심인 가운데 금융당국의 KB금융 차기 회장 선거에 대한 입장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달 말 롱리스트(1차 후보군)을 정했고 내달 3~4명의 숏리스트에 이어 9월에는 최종 후보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KB금융은 외부 후보군과 내부 후보군이 포함된 롱리스트 관리 현황을 이사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롱리스트 후보군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윤 회장의 4연임 도전 여부가 금융권 전반의 관심사인 가운데 윤 회장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5일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4연임 가능성과 용퇴 의사가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아꼈다.
윤 회장은 정관상 한차례 더 회장 도전에 나설 수 있다. 다만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지주 회장들이 연임을 포기하고 CEO가 교체돼 KB금융 CEO 선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도 3인 부회장의 후계구도를 만들어온 만큼 후배들에게 기회를 양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3인 부회장을 중심으로 숏리스트 유력 후보군이 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사진 왼쪽부터) 허인 부회장, 양종희 부회장, 이동철 부회장 |
KB금융 내부에선 1961년생 동갑내기인 허인·양종희·이동철 3인 부회장을 중심으로 후계 구도를 구축해왔다. 허 부회장은 글로벌·보험 부문을, 양 부회장은 개인고객, 자산관리(WM)·연금, 중소기업(SME)금융 부문을, 이 부회장은 디지털·정보기술(IT)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윤 회장에 이어 국민은행장을 맡아 2017년 11월부터 2021년 말까지 이끌었다. 허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같은 과 79학번인 윤 대통령의 1년 후배로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금융권에서 최대 관심 인물로 떠올라 차기 회장 후보군 중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 부회장은 KB손해보험 초대 사장으로 2016년부터 3번 연임하며 KB손보 안착에 기여했고, 이 부회장은 로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전략통으로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통합추진단장을 맡아 M&A(인수합병)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은 내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CEO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기 회장 후계구도를 준비해왔다"며 "특히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장 커리어를 가진 인물들이 주목된다"고 전했다.
3인 부회장 외에도 내부에선 박정림 KB금융 총괄부문장과 이재근 KB국민은행장도 숏리스트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KB증권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박 총괄부문장은 증권업계 첫 여성 CEO로도 유명하다.
다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KB금융지주 회장 승계절차와 관련 '공정한 기회' 등을 강조하면서 회장 인선에 어떤 영향을 줄 지가 또 다른 관심이다. 이복현 원장은 KB금융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해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며 "KB금융은 상대적으로 승계프로그램이 잘 짜여 있고 노력하고 있으나 최근 점검한 결과 조금 더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 발견돼 개선 의견을 전달했다. 향후 필요하다면 (개선 의견을) 또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원장의 발언은 여러 해석을 낳으면서 관료 출신 외부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안팎에선 외부 후보로 최근 정부 인사를 감안할 떄 MB 정부 시절 장관 출신 등을 거론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한편 KB금융은 앞서 2020년 차기 회장 선임 당시 8월 12일 회추위를 열어 8월 말 숏리스트를 확정했고, 9월 16일 윤 회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