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판다 자매(암컷 2마리)…한중 판다 연구 성과
2020년 푸바오에 이어 쌍둥이 판다 자연 번식 성공
몸무게 180g·140g으로 산모와 아기 판다 모두 건강
[용인=뉴스핌] 노호근 기자 =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세계적인 멸종 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 쌍둥이가 태어났다.
출산 직후 엄마 아이바오와 쌍둥이 아기 판다[사진=에버랜드] |
에버랜드는 2016년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온 엄마 아이바오(만9세)와 아빠 러바오(만10세) 사이에서 지난 7월 7일, 쌍둥이 판다 자매인 암컷 2마리가 태어났다고 11일 발표했다.
에버랜드는 국내 첫 쌍둥이 판다 탄생을 맞아 산모와 아기들의 초기 건강 관리에 집중하고, 신체 검사를 통해 성별, 체중 등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준비 과정을 거쳤다.
이로써 지난 2020년 7월 국내 최초의 아기 판다로 태어나 최근 판다월드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푸바오(암컷)'는 약 3년 만에 쌍둥이 동생들이 생겼으며, 귀여운 판다 세 자매의 맏언니가 됐다.
◇국내 첫 쌍둥이 판다… 첫째 180g, 둘째 140g 모두 건강
출산일인 7일, 엄마 아이바오는 진통을 시작한지 약 1시간 만인 새벽 4시52분경 첫째를 낳은 데 이어, 6시39분경 둘째까지 쌍둥이 판다 자매를 건강하게 출산했다.
아기 판다 자매의 몸무게는 각각 180g, 140g이다. 현재 약 98kg에 이르는 푸바오는 197g으로 태어난 바 있다.
아이바오는 최근 수면량이 많아지고 식욕이 떨어지는 등 임신 가능성을 보여 판다월드 내실에서 생활하며 사육사와 수의사는 물론,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에서 온 판다 전문가의 집중적인 보살핌을 받아 왔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산모와 쌍둥이 판다 모두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아이바오가 푸바오 때의 경험을 살려 아기들을 능숙하게 케어하고 있고, 사육사들이 아이바오의 산후 관리와 육아 보조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통 판다들이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40~50%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프랑스, 일본 등 다른 해외 동물원에서도 쌍둥이 판다가 태어난 사례가 있으며 지난 2014년 중국에서는 세계 최초의 세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기도 했다.
건강검진 받는 쌍둥이 아기 판다 자매. [사진=에버랜드] |
◇ 푸바오 때 번식 노하우 축적… 과학적인 임신·산후 케어
판다는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뿐으로, 통상 봄철 하루에서 사흘 정도에 불과해 임신이 어려운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단독생활을 하는 판다의 생태 습성상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번식기에만 만나 짝짓기까지 성공할 확률은 더욱 낮다.
보통 짝짓기에 성공하면 약 4개월 간의 임신기간을 가진 후 대부분 7~8월경 출산하는데, 세계 모든 판다들의 생일이 이 기간에 몰려 있는 이유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있는 판다들의 생일도 모두 7월이다.
이 때문에 에버랜드 동물원은 지난 2020년 푸바오 출산 당시 축적했던 번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 아이바오와 러바오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며 새생명의 탄생을 준비해왔다.
특히 혈액, 소변 검사 등 판다들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푸바오 때와 비교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짝짓기 성공 확률이 높은 기간을 정했고, 올해 2월 중순 판다 부부의 자연 교배에 성공했다.
성체 체중의 약 0.1%에 불과한 미숙아 상태로 태어나는 판다 특성상 외형적인 확인이 어렵고 상상 임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출산이 임박했을 때까지 정확한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에버랜드 동물원은 푸바오 출산 때와 비슷한 행동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아이바오의 상태를 확인한 후 사육사와 수의사로 이루어진 전담 케어팀을 구성해 실제 임신과 동일한 수준으로 아이바오를 보살펴 왔다.
지난 달 중순부터는 아이바오를 외부 방사장 대신 출산을 위해 마련한 전용 분만실에서 생활하게 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는 등 쌍둥이 판다가 태어나기까지 많은 노력이 있었다.
에버랜드 강철원 사육사는 "지난 푸바오에 이어 국내 최초로 쌍둥이 아기 판다가 태어나 너무 기쁘다"며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판다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잘 보살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푸바오와 함께 판다월드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왼쪽부터)[사진=에버랜드] |
◇쌍둥이 판다 건강 관리 집중… SNS로 성장 과정 지속 소통
에버랜드는 쌍둥이 아기 판다가 모두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당분간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고 판다월드 내실에서 전문가들이 집중 케어해 나갈 예정이다.
야생에서는 판다가 쌍둥이를 출산했을 경우 어미가 두 마리 모두를 키울 수 없어 한 마리만 살아 남는 경우가 많으나, 판다 연구기지, 동물원 등 판다번식 전문 기관에서는 사육사들의 인공 포육 병행을 통해 쌍둥이 모두의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에버랜드는 쌍둥이 아기 판다의 건강 상태와 성장 과정을 관찰하며 일반 공개 시기를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푸바오는 네 발로 걷고 대나무를 먹기 시작하며 외부 환경에 적응한 생후 6개월경부터 판다월드 방사장에서 팬들과 만난 바 있다.
에버랜드는 일반 공개 전까지 유튜브 '에버랜드',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네이버 카페 '주토피아' 등 SNS 채널 및 팬 커뮤니티를 통해 쌍둥이 판다의 성장 과정과 판다 가족의 근황을 지속적으로 공개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에버랜드는 아기 판다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다양한 고객 이벤트와 프로모션도 전개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에버랜드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지할 예정이다.
출산 직후 쌍둥이 중 둘째를 지켜보는 아이바오. [사진=에버랜드] |
◇판다월드, 국내 유일 판다 체험 공간… 약 1400만명 다녀가
에버랜드는 지난 2016년 아이바오, 러바오 등 판다 한 쌍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판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판다월드'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푸바오를 중심으로 판다 가족이 화제를 모으며 판다월드 관람객이 늘어나고 판다 관련 상품 판매가 역주행하는 등 고객 팬덤이 증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판다월드 누적 관람객은 약 1400만명에 이른다.
특히 에버랜드 동물원은 최근 기린, 얼룩말, 큰고니 등 희귀 동물들이 연달아 태어난 데 이어,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동물 보전기관'으로 인증받은 지 20주년이 되는 이 달 세계적인 멸종취약종인 판다까지 쌍둥이로 태어나며 겹경사를 맞고 있다.
에버랜드 정동희 동물원장은 "이번 쌍둥이 판다 출산은 한중 양국의 판다 협력 연구로 인한 또 한 번의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 동물 관리 전문성과 번식 연구 등을 더욱 강화해 멸종위기 동물 종보전을 위한 동물원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평균수명이 약 20~25년 정도인 판다는 귀여운 얼굴과 행동 때문에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야생에서 1800여 마리만 남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판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 '취약종(VU)'으로 지정했을 정도의 희귀동물로, 서식지인 중국을 제외하고는 우리 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9개국에 판다가 생활 중이다.
serar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