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침수 가정 '실전 종합 모의훈련'
시청 안전통합 상황실, 강남역 사거리 동시 진행
"실제상황, 소방·경찰차 양보 등 시민협조 중요"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귀를 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청계천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시민 여러분은 청계천 밖으로 신속히 대피하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도 함께 나왔다. 뒤이어 시설안전 요원이 일대를 분주히 뛰어다니며 '고립 시민' 스티커를 붙인 사람을 밖으로 대피시켰다. 돌계단에 앉아 책을 읽던 일반 시민도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안내에 따라 급히 움직였다.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지하철역 인근 청계천 다리 오간수교 일대에서 대규모 침수를 가정한 '실전 종합 모의훈련'이 실시됐다. 훈련은 크게 폭우로 청계천이 범람했을 때 시와 소방, 경찰이 고립된 시민을 대피시키고 익수자를 구조하는 과정이다.
서울시와 소방, 경찰이 24일 오후 청계천 오간수교에서 침수 예·경보가 발령된 상황을 가정해 훈련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2023.05.24 chogiza@newspim.com |
폭우가 발생하면 시는 즉시 청계천 출입을 통제한다. 기준은 서울에 호우예비특보가 발효된 후 강우가 15분당 2㎜ 이상 내릴 때다. 이후 청계천 인근 시민에게 해당 상황을 전파하고 밖으로 대피시킨다.
하천 내 고립된 시민이 있다면 소방과 경찰이 합동으로 구조활동을 한다. 고립된 시민을 비상 사다리, 도르래를 활용해 수직으로 올리는 방식이다. 해당 시민은 구조 뒤 비상 대피시설로 이동한다.
"익수자 발견, 그물망 내려!" 다급한 소방대원들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오간수교에 고정된 대형 그물망이 그 아래로 떨어졌다. 익수자 역할을 한 소방대원이 물에 빠져있었다. 그물망은 익수자가 하천 아래로 떠내려가지 않게 막는 용도다. 곧이어 익수자에게 인명구조 튜브가 제공됐고 이후 인명 구조장비를 갖춘 대원이 소방 크레인을 활용해 다리에서 수식으로 내려와 익수자를 끌어안았다.
"위로..위로... 잠깐! 다시 내려"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크레인 연결부위와 그물망이 함께 걸린 것이다. 하지만 대원이 침착하게 대응해 익수자와 무사히 다리 위로 올라왔다. 이날 잠깐의 지체에도 익수자를 구조하는데 걸린 시간은 6분 남짓에 불과했다. 구조 뒤 익수자에게는 자동심장충격기 등 응급조치와 의료기관 이송이 진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실제 상황에서도 신속히 구조가 이뤄지려면 시민들이 소방차와 경찰차에 자리를 양보하고 시민들이 지휘에 잘 따라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실전 모의훈련은 서울시청 지하 3층 안전통합상황실과 강남역 사거리, 안양천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올해부터 전국 최초로 서울시에서 침수 예·경보제를 운용함에 따라 대응 종합훈련을 시행한 것이다.
침수 예·경보제는 서울 전역에 설치된 강우량계, 도로수위계에서 일정 기준 이상의 강우와 수심이 측정되면 자치구, 경찰, 소방 당국 등에 침수 정보를 선제로 전파하는 시스템이다.
침수 예·경보 발령에 따른 동행 파트너의 반지하 재해약자 대피, 침수취약도로 사전 통제, 하천 침수 위험으로 인한 안양천 통제와 둔치 주차장 차량 견인 등이 이뤄진다.
시는 이날 훈련에는 자치구, 경찰, 소방 당국, 서울시설공단 등 14개 기관에서 110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