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직장인 최은영(39) 씨는 직장과 가까운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소재 오피스텔에 2년 가까이 거주하다 최근 월세 부담에 숙명여대 인근 빌라로 이사했다. 최씨는 "월세와 관리비까지 매달 85만원 가량 나갔는데 올 겨울 난방비까지 10만원 넘게 나오니 돈을 모을 수가 없더라"라며 "60만원짜리 월세방으로 옮기고 식비도 절약 중이다. 회사와 가까워서 나름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인근 원룸촌. 2023.03.16 allpass@newspim.com |
17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치솟는 물가에 월세·보증금까지 오르자 직장인들이 대학가 근처로 자취방을 옮기고 있다. 개강 시즌까지 겹쳐 '원룸 품귀' 현상이 이어지자 아직 자취방을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날 용산구 숙명여대 인근 부동산을 둘러 본 결과 월세 매물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나마 계약 가능한 매물들은 노후됐거나 안전에 취약한 반지하방들이었다.
숙명여대 근처에서 10년 넘게 부동산을 운영 중인 공인중개사 이모 씨는 "지금 방이 아예 없다. 작년 이맘때쯤엔 못해도 월세 매물 50개 정도는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 근방이 접근성도 좋고 저렴해 시청이나 종로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올해 많이 이사왔다"며 "매물이 부족하다보니 월세방을 대기 중인 대학생들만 1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공인중개사 박모 씨도 "월세가 지난해에 비해 10만원 넘게 오른 곳도 많다.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이 대학가로 많이 오고 있다"며 "대학교 신입생들이 생각했던 금액보다 10~20만원 더 올려서 방을 구하려고 해도 남는 방이 없어서 못 보여준다"고 말했다.
개강 이후에도 자취방을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은 장거리 통학을 하거나 대학 근처 친척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이모(20)씨는 "그나마 학교 근처가 이모집이라 얹혀 지내고 있는데 자취방이 언제 구해질지 모르겠다"며 "정 못 구하면 셰어하우스나 친구와 함께 사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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