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 STX重 인수전 참여...HSD엔진 품은 대우조선
외연 확대 보다 해양플랜트 수주 집중하는 삼성중공업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국내 조선사들이 엔진제작사 인수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에 엔진사업부 인수를 통해 톱3의 조선업계가 톱2로 재편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STX중공업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초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한화가 HSD엔진으로 눈을 돌리면서 한국조선해양의 STX중공업 인수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힘센엔진 [사진=현대중공업] |
◆STX중공업 품는 한국조선해양·HSD엔진 인수한 한화
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와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선박엔진 글로벌 1위 기업이며 STX중공업은 3위다. 때문에 이번 인수합병이 최종적으로 이뤄질 경우 선박엔진 부문 1위와 3위 기업이 하나가 되는 셈이다.
STX중공업은 중소형 엔진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특히 선박용 디젤 엔진, 액화천연가스(LNG)엔진, 액화석유가스(LPG)엔진에서 역량을 갖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인수를 통해 중대형부터 중소형까지 선박엔진 제작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STX중공업 인수로) 기존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 기술을 접목시켜 중소형 엔진까지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고 그룹 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는 지난달 중대형 조선용 엔진업체 HSD엔진 지분 33% 인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화는 4월 본계약을 체결한 뒤 오는 3분기 내에 기업결합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HSD엔진까지 품은 한화는 선박은 물론 엔진 제조 역량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화가 선박 제조(대우조선해양)과 선박 엔진 제작(HSD엔진)의 조선 밸류체인을 구축했다고 평하고 있다.
이들 조선사들이 엔진제작사 인수에 나선 것은 자체적인 엔진 제작 역량을 확보해 선박 수주에 있어 유연한 대응이 가능도록 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선박 발주가 늘더라도 선박엔진 제작이 어렵다면 건조에 들어갈 수 없어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 자체적인 엔진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 선박 수주에 우선권을 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선박 건조 가격의 10% 가량을 차지하는 엔진 비용을 내재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3강 체제가 이번 인수전 이후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2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2019년에 수주한 RUBY FPSO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
◆ 삼성重, 엔진제작사 인수보다 해양플랜트 집중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과 달리 삼성중공업은 엔진사업을 내재화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은 외연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올해 목표로 한 흑자전환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업손실을 8544억원으로 1조원 미만으로 줄인 뒤 올해는 영업이익 2000억원과 매출 8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경우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5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게 된다.
특히 지난해 최성안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정진택 대표와 공동대표체제를 이룬 것은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의지를 보여준다.
최 부회장은 1989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화공사업팀, 정유사업본부 PM, 조달본부장, 플랜트사업1본부장을 거쳐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지낸 플랜트 전문가다.
실제 최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하자마자 삼성중공업은 15억 달러(1조957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1기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올해 수주 실적에 포함돼 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에만 20억 달러(2조6096억원)를 수주하며 목표로 제시한 95억 달러(12조4022억원)의 21%를 수주했다.
그동안 삼성중공업의 선박엔진 제작을 담당해오던 HSD엔진에 엔진 발주를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엔진제작사 인수는 계획이 없다"며 "해양플랜트의 경우 협의를 진행 중인 사안도 있어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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