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의 3자배정 유증 통과...기업결합 심사만 남겨
배송인력만 2만여명...거점센터 1000여곳으로
취급 상품·배송 서비스 강화...적자탈피는 해결과제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hy가 배달대행플랫폼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를 인수한다. 메쉬코리아의 물류·IT 인프라를 흡수해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유정범 창업자를 둘러싼 내홍과 메쉬코리아의 만년적자 구조 해결 등은 숙제로 지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이날 오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번 유상증자 안건은 hy에 주식을 발행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hy는 메쉬코리아에 긴급자금 600억원을 지원했으며 이번에 200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게 됐다.이에 따라 hy는 총 800억원을 투자해 메쉬코리아 지분 66.7%를 확보하게 됐다. 빠르면 내달 중순쯤 진행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절차만 남은 셈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물류 브랜드 '부릉(VROONG)'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의 도심형 물류센터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강남 1호점. 2021.04.05 dlsgur9757@newspim.com |
hy의 인수에 대해 반기를 들고 나선 메쉬코리아 창업자 유정범 전 의장 중심의 갈등 우려는 해결 과제로 지목된다. 이날 임시주총에서는 유정범 전 의장과 유한상 감사의 해임안이 가결됐다. 유 전 의장은 hy의 인수를 강력 반대하는 입장이다. hy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유 전 의장은 부릉지점장 등과 hy본사 앞에서 인수 반대 피켓 시위를 전개하고 법원에 임시주총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임시주총에서 현 경영진에 대한 해임안과 유 전 의장 측 인사 네 명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은 부결됐다. 새 사내이사에는 채윤서 hy 투자관리부문 이사, 기타비상무이사엔 송옥현 hy모터스 사외이사가 선임됐으며 신임 감사에는 변경구 hy 투자관리부문장이 올랐다.
김형설 메쉬코리아 신임 대표는 "회사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준 주주분들과 회생절차 개시가 임박한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준 hy에게 감사하다"며 "외부의 우려와 달리 취임 이후 약 1개월 동안 회사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당초 계획한 흑자전환 목표 달성에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
hy는 이번 메쉬코리아 인수로 유통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메쉬코리아의 IT인프라와 배송기사, 물류체계 등 물리적 인프라를 흡수해 온라인몰 '프레딧'의 배송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hy는 지난 2020년 '야쿠르트 아줌마'로 알려진 프레쉬매니저를 중심으로 유통사업을 시작했다. 전국 510개 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1만1000여명의 프레시매니저가 각 지역에 냉장 카트를 끌고 다니며 유제품 뿐 아니라 생활용품까지 배송하는 구조다.
현재 프레딧에서 판매하는 제품 수(SKU)는 1300여개다. 전체 제품 가운데 hy가 아닌 타사·매입상품이 89%에 달한다. 다만 냉장카트에 제품을 실어 배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카트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덩치가 크거나 무거운 제품은 취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메쉬코리아의 이륜차와 사륜차 배달기사 등 인프라를 활용하면 기존 제한됐던 가전제품, 가구 등 품목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다.
메쉬코리아가 보유한 1만여명의 이륜차 배송인력과 프레시매니저를 합치면 배송인력만 2만여명 가량의 물류기업으로 발돋움한다. 또 hy의 전국 510개 지점에 메쉬500여개의 도심 소형 물류거점(부릉스테이션)을 추가하면 전체 물류·배송 거점도 두 배 가량 커진다. 보다 촘촘한 배송서비스 등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메쉬코리아의 만성적인 적자구조 개선은 숙제로 떠올랐다. 그간 큐렉소, 제이레저 등 계열사들의 적자행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hy의 계열사 '적자탈피' 목표에 메쉬코리아도 추가된 셈이다. hy가 2011년 인수한 미국 수술로봇기업 큐렉소는 인수 후 계속해서 적자를 내다 지난해에야 흑자 전환했다. 골프장 관련 계열사인 제이레저 역시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메쉬코리아는 꾸준히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적자를 지속해온 업체다. 2018년 140억원, 2019년 123억, 2021년 178억원 등 1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367억으로 적자 폭이 기존의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hy 관계자는 "메쉬코리아의 IT기술과 물류·배송 인프라를 결합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제품군 확대 및 배송서비스 강화 효과 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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