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피고인들 연락 후 주문 발생"
"1·2단계 연속 위탁 계좌는 김여사·최씨 뿐"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법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유죄를 선고하면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들이 시세 조종에 동원됐다고 1심 판결문에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소시효가 남은 2차 주가조작 기간에도 김 여사의 계좌 3개를 시세 조종에 동원했다고 판단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지난 10일 선고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판결문에서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 명의 계좌가 시세 조종에 동원됐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을 위한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1.31 photo@newspim.com |
재판부는 김 여사 계좌 3개와 최씨 계좌 1개가 각각 유죄로 인정된 시세 조종 행위에 동원된 차명 또는 위탁 계좌로 판단했다.
김 여사 명의 계좌 중 1개는 주가 조작 일당들 사이에 문자가 오간 직후 매도 주문이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11월 1일 오전 주포 김씨와 가담자 민모씨 사이에 "매도하라" 문자 메시지가 오간 직후 김 여사 계좌에서 8만주의 매도 주문이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를 거론하면서 "이 주문들은 피고인들 사이에 연락이 이뤄진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이 계좌가 시세 조종에 이용된 것으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가조작) 1단계에 이어 2단계에서도 연속적으로 위탁된 계좌는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씨 명의 계좌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여사가 계좌는 권오수 전 회장을 통해 2차 작전세력에게 재차 위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판결문에 구체적인 경위나 판단 근거를 적시하진 못했다.
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2단계 기간 주가 조작에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 김 여사의 해명과 다르다.
김 여사 측은 대선 과정에서 "1단계 주포 이씨에게 돌려받은 주식을 정리하기 위한 개인적 거래였으며 주가 조작 세력에게 계좌를 빌려준 것도 아니었다"고 주장했었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이용됐다는 사실만으로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주가조작 사건에서 '전주'가 처벌을 받으려면 작전 세력과 공모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김 여사는 아직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다른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기소와 항소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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