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감찰무마 유죄...1심에서 징역 2년 선고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법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가운데 양형(量刑) 사유를 공개했다.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감찰무마 의혹에 대한 유죄 판단과 함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태도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정곤 장용범 부장판사)는 조 전 장관의 판결문을 통해 실형 선고에 대한 양형 사유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마성영 김정곤 장용범 부장판사)는 이날 조 전 장관에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는 없다는 재판부 판단으로 법정구속은 면했다. 2023.02.03 mironj19@newspim.com |
먼저 자녀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사문서 위조 등 혐의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재판부는 "당시 저명한 대학교수로서 큰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피고인은 오로지 자녀의 입시에서 유리한 결과만 얻어낼 수 있다면 어떠한 편법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그릇된 인식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수년간 동종 범행을 반복했으며 피고인이 직접 위조하거나 허위로 발급받은 서류들을 제출하는 위계를 사용한 점,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점, 시간이 갈수록 범행 방법이 더욱 과감해져 갔던 점 등을 고려하면 범행의 동기와 죄질이 불량하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각 교육기관들의 입학사정 업무가 실제로 방해됐고, 입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가족을 둘러싼 의혹으로 극심한 사회적 분열이 지속됐다"며 범행 결과에 따른 죄책도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수수와 관련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고 국정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민정수석의 지위에서 어느 공직자보다 공정성과 청렴성에 모범을 보였어야 할 책무가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장학금이란 명목으로 적지 않은 돈을 반복 수수해 직무상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을 행위를 한 점에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봤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에 대해서는 "감찰 과정에서 지속제기된 정치권의 부당한 청탁과 압력을 막아달라는 특감반의 요청에 눈감고 오히려 청탁에 따라 자신의 권한을 남용해 정상적으로 진행되던 감찰을 중단시켰다"며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켜 죄질이 불량하고 죄책도 무겁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죄책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고인이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1차례 처벌받은 전력 외에 다른 범행전력이 없는 점, 입시비리 범행은 정경심 피고인이 주도하고 배우자로서 일부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증거조사가 완료돼 더 이상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사회적 유대관계나 재판에 성실히 임했던 태도 등에 비춰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우자가 수감 중인 사정 등을 고려했다"며 법정구속을 하지 않은 사유도 설명했다.
한편 조 전 장관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선고 당일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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