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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부동산주간뷰] "미분양 위기다" "아니다"...원희룡 장관이 말 바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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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장관 미분양 기준두고 한달 새 발언 엇갈려
정부 미분양 매입 걸림돌 '여론의식·고분양가 부담'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국토부는 미분양 아파트 6만2000가구를 위험선으로 본다."(지난해 12월 27일)

"일반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다고 모두 주택시장 위기로 볼 필요는 없다."(올해 1월 30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모두 공식석상에서 직접 한 발언들이다. 원 장관은 지난해 연말 한 포럼에서 '위험선'의 기준을 미분양 아파트 6만2000가구라 했다. 그런데 국토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미분양 주택이 6만8107가구로 7만 가구에 육박했다. 이는 9년 4개월 만에 최대치이며 미분양 물량 증가 속도도 두 달 연속 1만여 가구씩 급증하면서 원 장관이 말한 위험선을 훌쩍 넘긴 것이다.

그러나 원 장관은 통계 발표 전날 국토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의 발언을 보자면 말을 바꾼 것처럼 보인다. 그는 아예 "미분양 물량을 정부가 떠안을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엇다. 한달 새 그의 엇갈린 발언들은 시장의 혼선을 줄 만하다.

[서울=뉴스핌]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세종시 국토부 청사 기자실에서 부동산 등 관련현안 간담회를 가졌다.

원 장관이 미분양 시장에 대한 기준을 한 달 만에 바꾼 배경은 뭐 때문일까.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말들을 더 살펴보자. 그는 "우리나라는 선분양 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준공 후 미분양이 진짜 악성"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대로라면 원 장관은 일반 미분양이 아닌 준공 후 미분양의 기준을 두고 '6만2000가구'로 말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12월 말 현재 7518가구다. 이 기준으로는 위험선을 한참 밑돈다.

하지만 원 장관은 지난해 연말 발언에선 "매달 1만 가구씩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각해 규제 완화 속도를 더 높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발언 맥락상 원 장관이 준공후 미분양 기준을 삼아 발언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국토부는 6만2000가구의 기준을 지난 20년간 통계의 평균값을 산출한 근거라고 설명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평균값을 넘어섰다고 당장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 기준이라고 보기보단 향후 추이에 경각심을 더 갖고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봐야한다"고 했다. 또 과거 부동산 위기로 인식 되던 시기의 악성 후 미분양 물량과도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미분양 구제에 나설 단계는 아직 아니다라고 보는 인식도 있다.

무엇보다 원 장관이 단호하게 선을 그은 이유는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혈세로 미분양을 매입하기에는 건설사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여론이 부담인 것이다. 정부가 미분양 매입에 나서기 위해선 건설업계의 자구노력과 함께 고분양가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돼야 명분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원 장관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도 건설업계의 자구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건설사들이 지난 7~8년 부동산 경기가 활황일때 그렇게 돈을 많이 벌었으면 해외 건설시장에 나가든지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자구노력도 안 하면서 가격 급등기에 무분별하게 금융을 끌어다 놓은 것을 정부가 다 떠안으라는 건 시장경제 원리상 있을 수 없다"고 일침을 날렸다. 정부가 얘기하는 자구노력이란 건설사 스스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체질개선도 있겠지만 결국 고분양가를 낮추려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는 '압박 신호'를 준 것이다. 최근 미분양이 급증한 가장 큰 원인도 집값 급등기에 민간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후분양, 아파텔 전환 등의 고분양가 꼼수가 미분양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는 비판도 있다. 국토부도 고분양가로 인해 안 팔리니 분양가를 낮추는 게 먼저라는 얘기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강북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서 원 장관이 날선 비판을 날렸던 것도 이런 이유이다. 원 장관은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라면 이 가격에 사지 않을 것"이라고 LH를 질타했다.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도 "LH의 매입임대운영이 저렴한 가격을 확보하는 본래의 취지와 무관하게 업무관행에 따라 진행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면서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의 현 상황은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미분양 물량 증가 속도가 가파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분양 전망도 어둡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재값 급등으로 분양가를 낮추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고금리로 인한 자금 유동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연쇄 파산의 위험이 높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민간건설업계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정부가 시행한 '환매조건부 매입'을 해줄 것을 건의했다.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원 장관의 기자간담회가 있던 다음날 역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가 위기 해결에 나서 줄 것을 촉구한 것이다. 협회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건설 중인 미분양 주택을 현행 공공 매입 가격 수준(최고 분양가 70~75%)으로 매입하고 준공 이후 사업 주체인 건설사에 환매하는 방식을 채택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 당시 정부는 공정률 50% 이상인 단지를 2008년 5000억원, 2009년 1조5000억원 규모로 약 1만가구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원 장관은 지난 1일 다시 한번 SNS를 통해 "비싸서 소비자들이 사지 않는 주택을 정부가 세금으로, 건설사가 원하는 가격으로 살 수는 없다"며 입장 변화가 없음을 확인시켜 줬다. 그러면서 "미분양 주택 문제가 국가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라면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미분양 매입을 고민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러한 경우라도 분양가 인하 등 건설사의 자구 노력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도 추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매입 단가와 건설사 자구 노력, 재정 여력, 임대 수요, 지역별 미분양 주택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1·3 대책효과 등 시장 추이와 민간업계의 자구노력을 더 지켜볼 가능성이 높겠지만 정책적 타이밍도 적절해야 위기 대응에 늦지 않는다는 점도 새길 필요가 있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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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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