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진통 끝에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선출을 해낸 미국 공화당이 하원에서 과반 의석 지위를 활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 견제에 본격 착수한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간) 무려 15차례 투표 끝에 하원의장으로 선출됐다. 그가 하원의장 선출에 필요한 과반표를 얻기 위해 당 내 초강경파 의원들의 적지 않은 요구들을 수용했기에 하원의 바이든 행정부 견제 수위가 강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의회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하원은 9일(현지시간) 제 118대 하원 운영 규칙안 표결을 할 방침이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제 118대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가 처음으로 의사봉을 치고 있다. 2023.01.07 wonjc6@newspim.com |
매카시가 수용한 초강경파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하원 규칙안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됐다. 첫 번째는 하원 법사위원회 안에 '연방정부 무기화 특별소위원회' 구성 결의안이다.
특소위는 공화당 내 초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들 일부가 요구한 것으로, 본래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부 등에서 현재 진행 중인 범죄 수사의 정치적 편향성을 감독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지금은 "범정부 부처의 모든 범죄 수사를 조사하는 직권으로 확대됐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특소위는 정보위원회처럼 범죄 수사와 관련한 기밀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규칙안이 통과돼 특소위가 꾸려진다면 민주당 주도의 '1.6 의회 폭동 사태 조사 특위'처럼 공화당 주도로 바이든 행정부의 법집행 전반을 감시하게 된다.
특소위는 민주당 5명, 공화당 8명으로 해 총 13명으로 구성된다. 모두 매카시 의장이 임명하는 데, 민주당이 5명 의원을 추천하면 매카시가 승인하는 방식으로 선출된다.
뉴욕타임스(NYT)는 법사위가 특소위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수사와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의 의혹 조사 등과 관련한 청문회 소환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원의장 표결 초반에 매카시를 반대했다가 이후 지지로 선회, 강경파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칩 로이 의원이 특소위원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프리덤 코커스의 회원인 로이는 "우리는 규칙에 저항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추격하기 위한 자원과 권한 등을 갖게 됐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제 118대 미국 연방 하원 의원들이 선서식을 하고 있다. 2023.01.07 wonjc6@newspim.com |
공화당은 중국 견제를 위한 초당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안건을 오는 10일 표결에 부친다. 바이런 도널즈 의원은 "매카시 의장은 (중국 특위 구성을) 분명히 밝혀왔다. 우리는 중국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미국에 행사하는 영향력 뿐만 아니라 지난 수 년간 미국인으로부터 빼앗은 일자리까지 모든 것을 조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도널즈 의원 역시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으로, 막판에 매카시 의장 선출에 도움이 된 공을 인정받아 이날 하원 공화당 운영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됐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당 운영위는 당 내 의원들을 각기 다른 위원회에 추천하고, 당 지도부에 정책을 조언하는 고문 역할을 맡는다. 운영위에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 여러 명을 배속시키기로 한 것도 매카시가 수용한 요구들 중 하나다. 그만큼 하원 내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의 입김이 거세질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이밖에 공화당은 의원 누구나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칙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다수결로 해임 결의안을 발의할 수 있었다면 이제 의원 한 명이 언제든지 해임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하원의장의 막강한 힘 때문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일부 강경파의 우려를 수용한 것이다.
또 ▲부채 천장 상한을 높일시 반드시 지출 삭감안도 포함해야 한다는 규칙 ▲하나의 예산 패키지가 아닌 12개 정부 예산안을 개별적으로 처리 ▲법안 본회의 상정 전 검토할 시간 72시간 부여 ▲남부 국경보안 강화와 낙태권 폐지 등 공화당 핵심 이슈에 관한 법안 표결에 대한 결의안 등이 규칙안에 포함됐다고 CNN은 전했다.
상원에서는 무제한 토론을 통해 합법적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필리버스터 제도가 있지만 하원은 다수결만 원칙이라 공화당은 단독으로 하원 규칙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민주당에서는 매카시가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미국인들은 향후 2년 동안 극단적인 공화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어젠다에 인질로 사로잡히게 됐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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