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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새해에도 구인난…외국인 모시기 '분주'

기사입력 : 2023년01월04일 17:31

최종수정 : 2023년01월04일 17:31

수주량 급증하면서 인력난 가중
"올 상반기 부족인력만 1만명"
조선업계, 외국인 채용에 '사활'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조선업계가 새해부터 '외국인 모시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수주량이 급증했지만 국내 인력을 수급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채용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올 상반기 업계 필요인력만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력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장 조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건조 공간).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 '발등에 불 떨어졌다'…조선업체, 외국인 채용 규모 대폭 확대 

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체들은 외국인 근로자 충원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생산인력 채용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띄웠다. TF를 통해 생산현장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등 국내외 인력 수급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인도네시아 국적 용접 전문인력을 41명을 수급한 데 이어 올해 외국인 운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50% 가량 늘린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중공업(협력사 포함)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는 지난해 말 기준 782명이며, 올해는 1200여 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과 협력사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는 대략 2000여명인데, 회사는 올해 외국인 근로자 10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이상균 현대중공업 사장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와 만나 채용 확대방안을 논의했고, 최근 태국 국적의 선박 용접공 300여 명을 국내에 들였다.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부터 외국인 근로자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기숙사와 직원 식당 등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각종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한화에 인수된 대우조선해양은 관련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구체적인 인력 확충 방안을 짤 예정이다.

◆ '수주 싹쓸이해도 문제' 인력 부족 현상 가중돼…"공정 차질 불가피해"

업계가 이처럼 외국인 충원에 속도를 내는 것은 극심한 인력난 때문이다. 업계 '만년 고질병'인 인력난은 올해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전 세계 수주 물량을 싹쓸이하면서 올해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해졌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8000명이었던 부족 생산인력(필요 인력)은 올해 1만명 수준으로 늘어나 공정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생산부문 인력 부족 현상이 올해 가중될 전망이다. 생산부문 부족 인력은 지난해 4분기 약 7000명에서 점진적으로 늘어나 올해 2분기엔 1만명을 넘어설 예정이다. 이 같은 속도라면 올해 4분기 부족 인력은 전년 동기비 2배 가량 늘어난다.

업계선 이마저도 보수적으로 집계된 수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분간 수주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각 업체가 세운 연간 수주 목표치까지 고려하면 실제 1만5000명 가량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조선사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집계한 올해 필요인력은 3000~4000명"이라며 "각 업체의 충원 목표치를 모두 합치면 필요 인력은 1만명이 훌쩍 넘는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취업 비자 정책을 개편했다. 전 업종에 대한 비전문취업비자(E-9) 쿼터 한도를 지난해 6만9000명에서 올해 11만명으로 늘렸다. 전문인력비자(E-7) 발급 절차도 간소화하는 등 다각도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 "현실적으로 충원 목표 채우기 쉽지 않아…勞의무근무제 검토해야"

인력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업 차질은 불가피하다. 다만 충원은 커녕 기존 직원들의 이탈을 막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업계는 '플랜B'를 고심하고 있다. 외국인 인력을 채용해 급한 불을 끄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인력이 확대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나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인력 부족 현상을 상쇄할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생산기술 공법 개발 등으로 자동화율과 생산성을 높이고, 임금을 인상하고 기존 인력들의 업무량을 늘리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고용 창출뿐만 아니라 고용 유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해도 열악한 작업 환경과 급여수준, 의사소통 문제 등으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또 다른 조선사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완화된 취업비자를 발급 받는 혜택을 누린 만큼 해당 사업장에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봤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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