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올해 채권 20조 넘게 사들여...전년非 5배↑
기준금리 인상 이어지며 채권 금리 급등한 영향
온라인 채권 판매 인기...MTS·소액투자 서비스 확대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개인투자자들이 기준금리가 오르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에 몰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 채널을 통한 채권 구매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들의 리테일 채권 판매액 또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올해 장외시장 채권 순매수액은 20조1348억원으로 지난해 4조5675억원과 비교해 5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달(16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6542억원으로 연초(11조2827억원) 대비 41% 감소한 것과 비교했을 때 주식시장은 위축됐지만 채권시장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린 것이다.
채권 수요 증가는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 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과 긴축 행보가 이어지면서 채권 금리가 단기간 급등한 영향이 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올해 1.25%에서 3.25%로 상승했다. 이에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중최고 4.5%, 회사채(AA-등급)은 5.7%까지 치솟았다. 19일 오전 국고채 3년물은 3.56%, 회사채(AA-등급)는 5.23%를 기록 중이다.
이에 개인과 일반법인 고객의 채권 매수가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리테일 채권 판매가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11월 말 기준 리테일 채권 판매액이 15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대비 58%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14조70000억원 규모로 리테일 채권을 판매했다. 삼성증권도 10월 말 기준 리테일 원화채권 판매액이 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배 증가했다.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춰 증권사들이 시스템 개편을 통해 채권 투자 문턱을 낮춘 것도 리테일 채권 판매 급증에 영향을 줬다.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KB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채권 소액투자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접근성과 편의성도 높였다. KB증권은 미 국채 등 해외채권도 MTS 등을 통해 최소 100달러부터 매수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9월부터 모바일 매매 서비스를 시작하고 최소 투자금액을 100달러로 낮췄다.이에 온라인 채권판매가 급성장했다. 삼성증권은 온라인 채권 판매가 지난해 연간 규모(2000억원)에 비해 11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KB증권 관계자는 "MTS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매매 프로세스를 정비해 채권 매매 편의성을 높였다"고 말하며 리테일 채권 판매의 주요 요인으로 뽑았다.
증권사들이 리테일 채권 판매에 집중하는 이유가 기존 고객 이탈 방지를 위해서라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리테일 채권 판매는 수익성보다는 고객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목적도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이 좋지 않은 만큼 고객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상품이 많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rightjen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