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영국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5일(현지시간) BOE는 12월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어 기준 금리를 3.0%에서 3.5%로 0.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영국의 기준금리는 3.5%로 14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영란은행(BOE) [사진=로이터 뉴스핌] |
9명의 정책위원 중 6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으며 나머지 3명 중 한 명이 0.75%포인트 인상을 찬성한 반면, 또 다른 두 명은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BOE가 11월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이달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배경에는 10월 41년 만에 최고치(11.1%)를 기록했던 영국 내 CPI 상승률이 11월 10.7%로 완화하며 물가가 정점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 가파른 긴축으로 커지는 경기 침체 우려 등이 작용했다.
하지만 이날 BOE는 높은 임금 상승률 등에 따른 국내 물가 압력이 계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금리 결정 후 발표한 성명에서 BOE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며 국내 물가와 임금에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조짐이 뚜렷하다"면서 이에 따른 "추가적인 강력한 통화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14일 올해 마지막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를 개최한 연준도 지난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빅스텝으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날 역시 통화정책 회의를 앞둔 유럽중앙은행(ECB)도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 경기침체 우려 등을 감안해 0.5% 인상에 나설 것이란 게 중론이다. ECB는 최근 두 번 연속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유럽에서 11월 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10.0%로 1년 반 만에 둔화했으며, 미국에서도 CPI 상승률은 11월 7.1%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저로 둔화했다.
영국에서도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물가 안정 목표를 대폭 웃돌고 있는 데다 실업률이 지난 10월까지 3개월 동안 3.7%로 오르는 등 경제는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어 BOE는 물가 안정과 동시에 경제를 연착륙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떠맡게 됐다.
BOE는 지난달 영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이날 내놓은 수정된 경제 전망에서 올해 4분기 영국의 국내총생산(GDP)가 0.1%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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