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원전 재도약 원년" 선언...내년 2조 지원
두산 등 원전 기업, 美 SMR 회사와 손잡고 세계 진출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 공식화와 해외 원자력 발전 수주, 소형모듈원전(SMR) 붐 등에 힘입어 두산에너빌리티를 비롯한 원전 관련주가 부활의 날갯짓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 세계를 덮친 에너지 공급난을 계기로 유럽연합 등이 원전을 지속가능한 친환경에너지로 분류하면서 관련 시장이 활짝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 원전테마주, 두달 사이 30% 상승...원전업계 모처럼 활기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전테마주들은 최근 두달 사이(10월17일~12월14일) 30% 가까이 상승했다.원전 대표주이자 핵원자로·터빈 등 원전 주기기 제작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기간 1만3250원에서 1만6350원으로 23.39% 상승했다. 원전 설계업체인 한전기술(16.11%)과 공기압축기 전문 제조업체인 한신기계(14.28%) 강세를 보였고, 발전소 수배전반 업체인 지투파워는 63.19%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최소 20조원에 달하는 폴란드 원전 수출 소식을 시작으로 체코, 필리핀, 루마니아 등 굵직한 원전 수출 추진 소식이 들려온 영향이다. 국내에서도 신한울 1호기 상업운전 개시와 산한울 3·4호기 건설 재추진 결정이 났다.
신한울 1호기는 지난 2010년 착공 이후 13년 만의 상업운전이다. 차세대 한국형 원전(APR1400)이 적용된 발전소로, 핵심 부품인 냉각재펌프를 국산화해 원전 수출의 발판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울 3·4호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건설 중이었던 140만㎾급 원전으로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신한울 1호기 준공식에서 "원전 생태계 복원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내년에 원전 업계를 위한 일감과 금융, 연구개발 지원 비용을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SMR 개발에 총 4000억원을 투자해 미래 원전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수십 조 단위로 터지는 해외 수출 가능성이다. SK증권은 글로벌 원전시장의 성장률을 4~6%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적시에 건설할 수 있는 능력과 저렴한 건설비 등 기술력과 경제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폴란드(2022~2023년 공급사 계약체결 예상), 체코(2024년), 사우디(2025~2026년) 등 글로벌 원전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날 튀르키예(터키) 정부와 수십조원대의 원전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추가로 밝혀지며 원전 테마주들은 또 다시 강세를 보였다.
◆ "SMR, 2027년부터 본격 성장...한미 협력 강화될 것"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SMR 관련해서도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SMR는 대형 원전의 원자로, 증기 발생기 등 주요 기자재를 하나의 모듈로 일체화한 300㎿ 이하의 소형모듈원자로다. 대형 원전 대비 안전성과 발전 효율이 높으면서도 탄소 배출량이 적어 '꿈의 원전', '4세대 원전'으로 불린다.
뉴스케일 소형모듈원전(SMR) 플랜트 가상 조감도 [자료=두산에너빌리티] |
국내 원전 업체들은 뉴스케일파워·테라파워·엑스에너지 등 미국 3대 SMR 회사들에 지분 투자 및 공급권 확보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투자사들과 뉴스케일파워에 1억380만 달러(약 1295억원)의 지분을 투자하며 수조 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했으며, 최근에는 엑스에너지에 지분 투자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공개되기도 했다.
영국 국립원자력발전소에 따르면 2035년까지 최대 800기의 SMR이 신규 건설되며 시장 규모는 약 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원전은 2024년부터, 경수로형 SMR은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대형 원전뿐만 아니라 SMR까지 협력을 강화해나가고 있으며 관련 협력은 장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