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미국·북미

속보

더보기

美, 대만 유사시 한국군 지원 바랄 수도..."난처한 상황 못 피한다"

기사입력 : 2022년09월29일 15:55

최종수정 : 2022년09월29일 15:55

美 정부 브리핑서 '주한미군 투입' 질문 급증
미국은 향후 한국군의 대만 지원도 원할 수도
주한미군 공백시 北침략 억제력↓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최근 들어 미국 정부 부처 브리핑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주한미군 투입 가능성을 묻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수 있다는 관측은 오랫동안 제기돼 왔지만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질서를 위협했고 중국이 22년 만에 발간한 '대만 문제와 신시대 중국 통일사업 백서'에는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고 통일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외신과 전문가들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재조명하게 됐다.

미국의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지난 8월 2~3일 대만을 방문한 것을 기점으로 미국의 의회대표단과 주지사들이 연이어 대만을 방문하면서 미·중 관계는 악화일로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고히 지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유사시 미군이 방어할 것이란 말을 수차례 언급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이 임박했나'는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주일미군과 일본 항공자위대의 연합기지인 요코타 공군기지를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장병들과 나란히 서있다. 2022.09.29 [사진=로이터 뉴스핌]

주한미군 투입에 대한 외신 기자들의 관심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방송 인터뷰가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방송된 CBS '60분'에 출연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대만 유사시 방어할 것인가"란 앵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앵커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묻는다. 우크라 전쟁과 달리 미국의 남성과 여성 장병들이 대만을 직접 방어하는가"라고 재차 물었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다"고 해 논란이 일었다. 언뜻 들어도 이는 미국이 대만에 군대를 파견, 중국과 전쟁을 시사하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 미국, 주한미군 재배치·한국군 지원 원할 수도

우리 정부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갖고 긁어 부스럼을 피하려는 듯 크게 논평하지 않는 분위기라면 미국 측 반응은 다르다. 종합하면 언제든지 한국에 주둔한 자국 군을 역내 군사작전에 투입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어떤 해외 주둔 병력을 활용할지 결정하는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만 유사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주한미군이 개입해야 하는가"란 질문을 받고 "주한미군은 한국의 주권을 방어하고 역내 미국의 국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주한미군이 한국 방어 뿐만 아니라 역내 미군 작전에도 투입될 수 있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라이더 대변인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에 문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떠넘겼다.

미 국무부의 입장은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군의 지원을 바라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지난 26일 국무부 브리핑에서 한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CNN방송과 인터뷰한 내용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 침공 시 북한의 도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대만 방어 지원을 바라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프라이스 대변인은 "우리가 대만인들을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대만인들과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동맹과도 마찬가지"라고 해 한국이 대만 방어 작전에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

[난징 신화사=뉴스핌]주옥함 기자=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해협으로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2022.08.04 wodemaya@newspim.com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후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해협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한 것을 두고 주한미군에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란 전문가의 주장도 나왔었다.

대만 담강대학교 국제전략연구소의 린잉유(林穎佑) 부교수는 지난달 8일 대만중앙통신(CNA)에 "중국군의 황해(黃海)와 보하이(渤海)해 해군 훈련은 한국과 주한미군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다. 중국군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대만 관할의) 동부전구(東部戰區) 뿐만 아니라 모든 전구가 움직일 것이란 경고"라고 주장한 바 있다.

◆ "한국, 대만 유사시 중국과 대립 피할 수 없다"

주한미군은 기본적으로 북한의 침략 억제 역할을 하지만 잠재적인 역할은 한국 방어에만 그치지 않는다.

지난 2006년 1월 제1차 '한미 동맹 전략대화'에서 한미가 공동선언문으로 합의한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은 미국이 세계 어디서든 유사시 신속 대응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미군을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게 한다.

당시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하되, 미국은 한국의 의지와 관계없이 한국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합의했지만 말그대로 존중(respect)이지, 강제성을 갖는 합의가 아니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대만 방어 작전에 재배치한다고 해도 한국은 이를 막을 방도가 없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한국이 외세로부터 무력 공격을 받을 때 미군이 지원한다는 내용일 뿐 미군이 항시 한국에 주둔해야 한다는 의무는 없다.

로이터통신은 '2만8000명의 미군이 주둔하는 한국, 대만 충돌 피하기 어렵다' 제하의 분석 기사에서 "북한은 중국과 상호방어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미군이 대만을 방어한다면 북한이 중국을 지원하거나 자국의 군사 목표를 이루려고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한미군이 대만 작전에 투입된다면 북한의 한국 침략 억제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노동신문]

일각에서는 한국이 자국 군 일부를 파병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주 한미연구소(ICAS) 대담에서 "한 지역에서 발생한 일은 매우 빠르게 역내로 퍼지고 전 세계로 확산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베트남전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전에서 미군을 지원한 일을 언급하면서도 "향후 한국군이 지원할지 여부는 한국이 결정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는 지난 2월 중순 분석 기사에서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일도 한국의 대만 방어 작전 지원 가능성"이라고 분석한다. 일본이 미국의 대만 방어 작전을 지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한국까지 미국 편에 선다면 "대만 침공의 명분이 약화할 뿐만 아니라 군사작전 계획에 큰 영향이 된다"는 설명이다. 

스팀슨센터는 "한국은 극심하게 난처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 미국과는 군사 동맹, 중국과도 국가 안보와 통일 사안에서 없어선 안 될 이웃국이어서 미중 전략적 경쟁이 심화할 수록 한국이 대만 등 문제에서 영구적으로 피할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wonjc6@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